부산항 북항 재개발 1단계 구역의 핵심 지구인 둥근 형태의 랜드마크 부지(11만3300㎡). 투자자를 찾지 못해 18년째 답보 상태에 놓인 가운데, 최근 K-POP 공연 등 대형 행사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 조성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는 최근 랜드마크 부지에서 불꽃축제와 애니메이션 갈라쇼 등을 결합한 K-POP 공연을 개최하고 싶다는 업체의 제안서를 받아 논의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부지 개발이 진행되기 전인 만큼 임시 공연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북항 재개발 구역 내 주차장 부지 등에서 문화행사가 열린 적은 있지만, 랜드마크 부지에서 대규모 행사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은 향후 랜드마크 부지가 K-POP 공연장으로 활용 가능한지 가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동구에 사는 전모 씨(37)는 “집 근처인 북항에 인파가 몰리면 침체된 부산 원도심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동구 등 부산 원도심 지역은 인구 소멸 위기에 봉착해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수년째 민간 사업자를 모집해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2년 8월 첫 입찰 공고를 냈지만 한 업체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고, 2023년 2차 공고에는 신청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사업자 모집에 실패했다. 사업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실패 등 악재가 겹친 것도 개발 지연의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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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힘을 싣고 있다. 곽규택 국민의힘 국회의원(부산 서·동구)은 최근 항만공사가 항만 재개발 사업 구역 내 상부 시설(업무·상업·문화시설 등)을 개발하거나 분양·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항만재개발법 및 항만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공이 핵심 개발 주체로 나서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북항 랜드마크 부지의 경우 땅값만 약 7000억 원에 달하는 데다, 공공의 개발 참여가 제한돼 민간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곽 의원은 북항 랜드마크 부지의 활용 방안으로 ‘K-POP 글로벌 공연장’ 조성을 제안했다. 곽 의원은 “북항은 부산역과 국제여객터미널과 인접해 해외 팬들이 항공과 크루즈로 접근하기에 최적의 입지”라며 “도쿄와 상하이, 동남아 등 아시아 팬들이 집결하는 K-POP 거점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