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메모리 가격 고공행진 지속 엔비디아 ‘베라루빈’ 낸드 10배 수요 품귀 현상 2, 3년간 이어질듯 칩플레이션에 IT기기 값 급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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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고 2월로 접어들었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추론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며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까지 가격이 한 달 만에 60% 넘게 뛰었다. 공급이 수요 폭등을 따라잡지 못하며 생긴 ‘메모리 품귀’ 현상이 앞으로 2, 3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 D램 이어 낸드까지 AI발 가격 상승
1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낸드 범용 제품인 128Gb의 평균 거래가격은 9.46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74달러에서 3.72달러 오른 것으로, 상승률은 65%에 달한다. 같은 기간 D램 가격도 9.3달러에서 11.5달러로 올라 24% 상승했다. AI발 메모리 가격 상승이 해를 넘기며 이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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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수요 반전은 AI 산업 본격화에 따라 시작됐다. AI 초기 투자가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학습’에 치중될 때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이 주목받았지만, 최근 AI 서비스가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저장하는 ‘추론’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저장용 메모리인 낸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주요 메모리 기업들은 그동안 수익성이 높은 HBM과 D램 설비 투자에 집중하느라 낸드 라인 증설 시기를 놓쳤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의 스콧 섀들리 이사는 “현재 추진 중인 낸드 공장 증설이 완료돼 실제 가동에 들어가는 시점은 빨라야 2027년, 늦으면 2029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 낸드 공급 부족 현상이 향후 2, 3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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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급등이 완제품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칩플레이션(Chipflation·반도체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은 이미 현실화됐다. D램에 이어 낸드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전반적인 IT 기기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출시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노트북 가격은 이미 지난해 대비 20∼40%가량 올랐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 ‘갤럭시 S26’ 시리즈 등 스마트폰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완제품 사업은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가격 인상이 자칫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