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서 日에 0-1로 진 뒤, 베트남과 승부차기서 6-7 패배 ‘병역 문제’ 구조적 한계 드러내 축구 ‘100년 대계’ 육성 진가… 2028올림픽 겨냥 21세이하 구성 한국 성인대표팀 상대로도 3연승
고개 숙인 한국 수비수 이찬욱(김천 상무·가운데)을 비롯한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열린 베트남과의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3, 4위 결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 고개를 떨군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는 일본에 0-1로 패했다. 대한축구협회(KFA) 제공
일본 축구대표팀은 25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결승에서 중국을 4-0으로 완파하고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일본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겨냥해 21세 이하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리고도 사상 첫 2연패와 함께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반면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부끄러운 민낯을 모두 보이고 말았다. 2020년 태국 대회 이후 6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던 한국은 준결승에서 두 살 어린 선수들이 주축이 된 일본에 0-1로 패했다. 이어 24일 열린 3, 4위 결정전에서도 김상식 감독(50)이 이끄는 베트남에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으며 4위에 그쳤다. 이 경기 전까지 남자 U-23 대표팀이 베트남을 상대로 6승 3무로 압도적 우위를 이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적 결과다. 공식 기록은 ‘무승부’로 남았지만 사실상 10번째 경기 만의 첫 패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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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일본 일본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오제키 유토(가와사키·가운데)가 25일 열린 중국과의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4-0으로 승리한 뒤 두 팔을 번쩍 들고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일본은 이날 유토의 선제골 등에 힘입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제다=신화 뉴시스
지난해 5월부터 U-23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이 감독은 뚜렷한 전술 색채를 보여주지 못했고 선수들의 투지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 중 이란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실점했고, 3경기에서는 무득점에 그쳤다. 조별리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0-2로 완패한 후 이영표 KBS 해설위원(49)이 “추가 실점 뒤에도 경기를 뒤집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남기는 등 정신력도 도마에 올랐다.
일본은 평균 연령 약 20세의 젊은 팀을 꾸리고도 6경기에서 16골을 넣고 1실점만 기록하는 등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1993년 J리그 출범 당시 ‘100년 구상’을 내걸고 연령대별 육성 시스템을 정교하게 다져왔다. 한국은 2024년에야 ‘MIK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젊은 선수들의 ‘병역 혜택’이 걸린 아시안게임을 최우선으로 두고 선수단을 구성하기에 감독이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전술을 이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통상 아시안게임 2년 후에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사령탑이 계약기간을 채우려면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우선이다. 2년 전 파리 올림픽 예선전을 겸한 이 대회 8강에서 탈락해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황선홍 당시 대표팀 감독(58)은 자리에서 물러나며 “연령별 대표팀은 4년 주기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일본과의 대결에서 밀리는 건 성인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홍명보 감독(57)이 이끄는 한국 성인 대표팀도 지난해 7월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했다. 사상 첫 한일전 A매치 3연패였다. 최근 10경기 상대 전적 역시 2승 3무 5패로 열세다. 지금의 U-23 세대가 몇 년 뒤 성인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한다는 걸 감안하면 양국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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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