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석화 험멜코리아 회장이 서울 강서구 화곡동 신정고교 운동장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12세 때인 1974년 동네 또래 친구들과 월계축구회를 결성한 변 회장은 53년째 매 주말 공을 차며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당시 월계동엔 힘겹게 사는 사람이 많았어요. 아이들도 할 게 없으니 동네 공원이나 학교 운동장에서 공만 찰 때였습니다. 축구하면서 희망을 찾았죠. 우리끼리 ‘축구 열심히 해서 누구든 국가대표 선수를 만들어 보자’며 축구 모임을 만들었죠. 학교 끝나고 매일 공 찼고, 주말에는 다른 동네 아이들과 경기했어요.”
또래 축구팀이 없어 대학생 형들이나 조기 축구회 아저씨들과도 경기했다. 어렸지만 당당했다. 변 회장이 20대 초반인 1980년대 중반 이 축구 모임은 지금의 월계축구회란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국가대표도 나왔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 아주대 감독과 ‘박지성의 스승’ 이학종 전 수원공고 감독이 월계축구회에서 공을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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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회장은 1994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축구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좋아하는 축구에만 전념하기 위해서다. 축구 유니폼을 전문으로 만드는 의류회사 월계스포츠를 만들었고, 이는 나중에 ㈜대원이노스가 됐다. 변 회장은 1998년 덴마크에 본사를 둔 험멜 제품을 한국으로 들여오는 독점 계약을 땄다. 1919년 독일에서 시작해 1923년 덴마크에 터를 잡은 험멜은 종합 스포츠 브랜드다. 독일 말로 ‘벌’을 뜻하는 험멜의 정신과 같이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기업이다.
벌이 무리를 지어 협동하며 살듯 험멜코리아도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상생하는 자세로 운영하고 있다. 변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로 실업팀들이 해체될 때 험멜코리아 실업 축구팀을 만들었다. 이 팀은 프로축구 2부 리그까지 참가하기도 했다. 2003년부터 2025년 4월까지 한국대학축구연맹 회장도 지냈다. 지금은 아시아대학축구연맹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고문을 맡고 있다.
변 회장은 60대 중반으로 접어들었지만 축구 덕분에 탄탄한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18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신정고교 운동장. ‘화곡4동 FC’ 초청으로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4시간 축구했다. 50대 이하와 60대 이상으로 팀을 나눠 25분씩 치른 경기에서 변 회장은 최종 수비수로 2게임을 소화했다. 보통 3게임 이상 뛰는데 지난해 6월 경기 중 왼쪽 무릎을 다쳐 재활에 집중하다 오랜만에 실전에 나선 터라 무리하지 않았다. 광운인공지능고 운동장을 홈으로 쓰는 월계축구회는 매주 일요일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다른 클럽들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마카오 등으로 원정 경기도 다닌다.
변 회장은 축구하기 위해 체력 관리를 철저하게 한다. 매일 새벽 피트니스센터에서 고정식 자전거를 30분 타고 근육 운동도 30분 한다. 점심과 저녁 먹고 30분씩 걷는다. 축구하지 않는 날의 운동 루틴이다. 무릎을 다쳐 재활할 때도 운동장에 나와 회원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주변을 계속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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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