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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년 넘게 반도체 손놓다 공급망 위기… 동맹에 “美 공장 지어라” “관세 내라” 압박

입력 | 2026-01-20 04:30:00

[美 전방위 반도체 압박]
中, ‘대만 침공’ 우려도 美에 리스크
바이든, 보조금 앞세워 韓기업 유인
트럼프는 ‘고율 관세’ 채찍 노골적




미국은 반도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보고 1980년대부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강온 정책을 펼쳐왔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당시 일본 메모리 기업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미일 반도체 협정’이 대표적이다.

일본 메모리 기업들이 글로벌 D램 시장의 80%를 차지하자 레이건 행정부는 1986년 1차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일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임의로 조정하는 등 압박에 나섰다. 일본산 가전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기도 했다. 일본 메모리 반도체가 힘을 잃는 결정적 계기였다.

하지만 1990년대 미국에서 컴퓨터 산업이 꽃을 피우면서 ‘낮은 반도체 가격’이 미국 산업에 유리해졌다. 설계(팹리스)와 지식재산권(IP)은 미국이, 한국 및 대만이 제조를 맡는 ‘팹 라이트(Fab-lite)’ 전략이 주류가 됐다. 그 결과 전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37%에서 2022년 10%로 줄었다.

30년 넘게 반도체의 미 본토 생산에 관심이 없던 미국이 완전히 달라진 것은 2020년 이후다. 팬데믹 이후 나타난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미중 패권 경쟁 격화로 반도체 제조가 다시 국가 안보의 영역이 된 것이다. 특히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가 커지자 대만과 아시아 기반 반도체 공급망이 미국에는 리스크가 됐다. 2021년 4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웨이퍼’를 들고 흔들며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으로 가져오겠다고 선언한 것은 상징적 장면이 됐다.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전략은 ‘당근’이었다. 비싼 미국 생산 비용을 정부가 보전해 주겠다는 것이다. 2022년 발효된 ‘칩스법’(반도체 및 과학법)은 527억 달러(약 70조 원)의 보조금을 앞세워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유인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고율 관세라는 ‘채찍’을 활용하고 있다. 비싼 미국 제조비용만큼을 ‘100% 관세’로 내든지,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주요 국가들을 상대로 상호관세 및 자동차 품목관세를 둔 무역 합의를 마친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2년 차를 맞은 새해 연초부터 노골적으로 한국 등에 반도체 투자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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