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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체포, 왜 ‘데브그루’ 아니고 ‘델타포스’가 했을까?

입력 | 2026-01-17 12:07:00

‘세계 최강 특수부대’ 델타포스는 생포, ‘오사마 빈라덴 사살’ 데브그루는 제거에 특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가운데)이 1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마약단속국과 경찰 요원들에게 압송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을 베네수엘라 현지에서 체포한 것은 미국 특수부대 ‘델타포스’로 알려졌다. GETTYIMAGES

최근 미국 특수부대 ‘델타포스’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침투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하는 데 성공했다. 델타포스는 이번 작전을 놀라울 정도로 깔끔하게 완수하면서 세계 최강 특수부대라는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그런데 러시아 특수부대원들이 마두로 체포 작전을 평가절하하고 나서 이목을 끈다. 1월 4일(이하 현지 시간) 러시아 온라인 매체 ‘데일리스톰’은 러시아 최정예 특수부대로 불리는 연방보안국(FSB) 산하 ‘알파그룹’의 두 장교가 델타포스 작전에 대해 평가하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전반적으로 볼 때 그 작전은 그저 그랬다’는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델타포스를 깎아내리고 러시아 특수부대를 치켜세우는 내용이다. 이들의 주장은 사실일까. 

러시아 ‘알파그룹’의 몽니

실제 명칭과 편제, 예산, 임무 모두 기밀인 특수부대 델타포스의 요원. 미국 육군 제공


기사에 등장하는 두 장교의 정확한 소속은 FSB 특수목적센터 A국이다. 영관급 장교인 이들은 델타포스 작전에 대해 “불법이고 비인도적이며 상식에 어긋나는 짓이자, 작전 자체도 그리 인상적이지 않은 평범한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다. 알파그룹 지휘관을 맡았던 비탈리 데미드킨 대령은 “작전 과정에서 베네수엘라군의 어떤 저항도 없었고, 미군은 그저 사전에 뇌물로 매수한 자들에게 문을 열게 한 다음 타깃을 데리고 나왔을 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또 다른 지휘관 출신 장교인 이고르 세닌 중령도 “항공 화력 등을 동원해 모든 기반 시설을 때려 부순 다음 병력을 투입한 쉬운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사실 이들의 주장은 다소 황당하다. 예산, 장비, 훈련, 실전 경험 등 모든 면에서 미군 특수부대가 러시아 특수부대를 압도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가령 알파그룹은 2002년 모스크바 오페라극장 인질극 당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인질 수백 명이 숨졌다. 특수전 훈련을 받은 적 없는 체첸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졸전을 벌인 것이다. 이들은 극장에 어설프게 접근하다가 테러범에게 발각돼 수류탄을 맞고 퇴각하는가 하면, 독가스를 살포한 후 자동화기를 난사하며 극장에 진입했다가 많은 수의 인질을 죽이기도 했다. 2004년 북오세티야에서 벌어진 베슬란공립학교 인질 사건 때도 비극이 벌어졌다. 이때 알파그룹은 어린 학생들이 인질로 잡힌 건물에 공격헬기와 전차, 장갑차로 포격을 퍼붓고 진입했다. 그 결과 수백 명이 죽고 다치는 참극이 일어났다. 

러시아 특수부대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국 ‘돈’ 때문이다. 쓸만 한 특수부대원 한 명을 양성하는 데는 일반 보병 수백수천 명을 키울 수 있는 규모의 예산이 들어간다. 특수부대원에게 필요한 장비 자체가 고가인 데다, 훈련도 복잡하고 강도 또한 높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작전 환경에서 실전을 치른 미군과 달리, 러시아는 그 정도 수준의 훈련을 시킬 수 있는 예산은 물론 실전 평가를 할 수 있는 전장도 없다. 

국가 최고지도부 통제받는 ‘티어 1’ 특수부대

2011년 5월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오사마 빈라덴 제거 작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때 빈라덴 제거에 투입된 특수부대가 ‘데브그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백악관 제공

매년 국방예산으로만 1000조 원 넘게 써서 ‘천조국’으로 불리는 미국조차 모든 요원을 최정예로 육성할 수는 없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국방 예산을 1조5000억 달러(약 2215조 원)로 증액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테다. 이 때문에 미군에는 ‘티어(tier)’ 시스템이 존재한다. 여러 특수부대를 티어에 따라 구별해 서로 다른 예산·권한·훈련·장비·임무를 달리 부여하는 것이다. 이번 마두로 체포 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델타포스,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데브그루’, 공군 제24특수전술대대, 육군 정보지원활동대(ISA)가 가장 상위에 있는 티어 1 부대다. 육군 그린베레와 제75레인저연대, 해군 네이비실·SWCC, 공군 CCT·PJ·TACP·SR, 해병대 레이더스와 포스 리컨 등이 티어 2로 분류된다. 제82공수사단이나 제101공수사단은 정규 사단인 동시에 특수작전 지원 임무를 많이 수행하기에 티어 3에 들어간다.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티어 1은 국가 최고지도부와 합동특수전사령부의 직접 통제를 받는다. 요인 암살·납치, 정보 수집, 시설 타격, 정찰, 대테러 작전 같은 극비 임무를 수행한다. 티어 2는 각종 특수작전과 대테러 작전, 정찰 등 비정규전을 주로 맡는다. 티어 3은 티어 1·2의 작전을 지원한다. 각 티어 특수부대의 전투원 양성 비용은 비밀이지만 일반적으로 티어 2가 인당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 이상, 티어 1이 1000만 달러(약 147억7000만 원)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순수한 ‘양성 비용’, 즉 대원 선발부터 각 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본 훈련을 수료하는 데까지 드는 비용만 산정한 것이다. 이후 매년 들어가는 ‘유지비’는 별개라는 얘기다. 

티어 1 부대 중에서도 최정상급 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델타포스’는 부대명과 편제, 예산, 임무 등 모든 것이 비밀이다. 델타포스라는 명칭조차 정식 부대명이 아니다. 이 부대가 과거 ‘제1특수작전단 델타 작전분견대(1st Special Forces Operational Detachment-Delta)’로 불린 점에 착안해 편의상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이들은 모든 작전을 합동특수전사령부(JSOC)의 직접 통제를 받아 수행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특수전이라고 부르는 비정규전은 물론, 민간인으로 위장해 적성국에 침투하거나 정보 수집, 공작 등 임무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브그루, 빈라덴 사살 작전 성공했지만…

러시아 최정예 특수부대로 불리는 연방보안국(FSB) 산하 ‘알파그룹’. 이들도 미국의 ‘티어 1’ 특수부대에 비하면 한 수 아래라는 게 중론이다. 러시아 대통령실 제공

델타포스에는 현역 장병 누구나 지원할 수 있지만 대부분 티어 1·2 부대 경력자로 구성된다고 한다. 이미 다른 특수부대에서 경험을 쌓은 지원자조차 델타포스 선발 과정에서 90% 이상이 퇴소할 정도로 훈련 강도가 높다. 매년 100명가량 지원자를 받지만 그중 선발 훈련을 통과하는 이는 10%를 넘지 않을 정도다. 최종 선발 과정에서 1명만 통과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델타포스는 한때 이란과 그라나다에서 굴욕을 당하기도 했지만 점차 큰 전공을 세우며 최강 특수부대로 자리매김했다. 파나마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 체포, 이라크에서 후세인 체포, ‘이슬람국가(IS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사살이 델타포스의 작전 성과다. 활약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진 것은 이들이 성공한 작전 대부분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델타포스와 같은 티어 1 특수부대인 데브그루(DEVGRU)는 ‘해군특수전개발단(Navy Special Warfare Development Group)’의 약칭이다.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해 유명해진 데브그루는 1980년 네이비실(Navy SEAL) 6팀으로 창설됐다. 그러나 지휘관과 대원들이 여러 물의를 일으켜 사실상 해체됐다가 1987년 특수전개발단이라는 이름으로 재창설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델타포스와 달리 현역 네이비실 또는 해병 레이더스에서만 지원자를 받는데 선발 교육 퇴소율은 50% 정도로 알려졌다. 부대 규모가 델타포스보다 큰 만큼 더 많은 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데브그루 대원 개개인의 전투 능력과 장비는 델타포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 부대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심각한 폭력성이다. 부대 규모가 크다 보니 실전 경험이 많고 이 때문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는 대원이 적잖다고 한다. 때론 PTSD 탓인지 대통령 명령조차 무시할 정도로 극단적인 폭력성이 표출되기도 한다. 가령 넵튠 스피어 작전 당시 빈라덴을 확인 사살한 데브그루 대원 로버트 오닐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데브그루가 받은 명령은 빈라덴을 사살하되 신원 확인이 가능하도록 시신을 온전히 거둬 복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데브그루는 빈라덴의 시신에 이른바 ’카누잉(Canoeing)’이라는 끔찍한 행위를 했다. 데브그루에는 근접전에서 쓰러진 적이 총을 쏘거나 수류탄을 터뜨리는 우발 상황에 대비해 반드시 확인 사살하라는 교리가 있다. 카누잉은 여기서 나아가 시신에 소총을 난사해 마치 물 위에 카누가 지나간 것처럼 훼손하는 행위다. 미국이 빈라덴 시신을 공개하지 않고 당일 칼 빈슨 항모로 옮겨 아라비아해 어딘가에 수장한 이유도 데브그루의 시신 훼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 지도부 체포냐, 제거냐

이에 따라 미국은 타깃 체포가 목적이라면 데브그루보다 델타포스 투입을 선호한다. 가령 2013년 소말리아·리비아에서 알카에다 계열 테러 조직 지휘부에 대한 공격 작전 때 데브그루는 사살 임무를, 델타포스는 생포 임무를 수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인 2017년 예멘에 숨은 알카에다 지휘부를 제거할 당시 데브그루를 투입하기도 했다. 그 결과는 목표 건물에 있던 알카에다 조직원 전원 사살이었다.

혹자는 중무장한 정규군 수천 명의 경호를 받던 마두로를 마치 ‘인형 뽑기’ 하듯 체포해 데려오는 데 성공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군사작전을 벌일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만약 미국이 추가 군사작전에 나선다면 어느 특수부대가 투입되느냐에 따라 이들 국가 정상의 운명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523호에 실렸습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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