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겨울올림픽 D-20] 컬링 믹스더블 김선영-정영석… 내달 밀라노올림픽 韓 첫 경기 ‘男 스위핑-女 작전’ 관례 깨고, 정반대 역할 맡아 경기 펼쳐 “우리 케미는 세계 최강입니다”
컬링 믹스더블 대표팀 김선영(오른쪽)과 정영석이 7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들은 15일부터 사흘간 에스토니아에서 열리는 탈린 마스터스 믹스더블 대회에 참가해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을 진행 중이다. 진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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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선수 각 1명이 참가하는 컬링 믹스더블에서는 남자 선수는 스위핑(솔질), 여자 선수는 작전 지시를 맡는 게 일반적이다. 20일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는 ‘선영석 듀오’ 김선영(33)-정영석(31) 조는 반대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때 ‘팀킴’ 세컨드로 여자부 은메달을 차지했던 김선영이 스위핑을, 평창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전력분석원으로 참가했던 정영석이 작전 지시를 맡는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최근 만난 김선영은 “영석이가 라인(스톤의 이동 경로)을 읽는 실력은 세계적 수준”이라면서 “나이로는 동생이지만 동료로서 영석이의 판단을 믿고 따른다”고 말했다. 정영석은 “스스로 작전을 짜고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분석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거꾸로 경기장 밖에서는 동생이 누나를 따른다. 정영석은 “누나가 없었다면 그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한컬링연맹은 임명섭 믹스더블 대표팀 감독이 ‘훈련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8월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두 선수는 졸지에 지도자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하는 위기 상황에 부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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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결과도 그랬다. 김선영-정영석 조는 지난해 12월 18일 캐나다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 예선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랭킹 1위 탈리 길(27)-딘 휴잇(32) 조(호주)를 10-5로 꺾고 밀라노행 ‘마지막 티켓’을 차지했다. 두 선수는 “올림픽에 나갈 때는 막차를 탔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고 가장 늦게 돌아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 컬링 믹스더블팀이 ‘자력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는 건 이들이 처음이다. 2018년 평창 대회 때도 장혜지(29)-이기정(31) 조가 출전했지만 당시에는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권을 받았다. 평창 대회에 이어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도 팀킴 소속으로 참가했던 김선영은 한국 컬링 선수 최초로 올림픽에 세 번 나가는 기록을 세웠다. 정영석은 이번이 개인 첫 올림픽이다.
선영석 듀오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팀) 가운데 제일 먼저 경기에 나선다. 개회식(다음 달 6일) 이틀 전인 4일부터 컬링 예선 일정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첫 경기 상대는 친남매가 호흡을 맞추는 스웨덴 대표 이사벨라(29)-라스무스 브라노(32) 조다.
선영석 듀오의 ‘브레인’ 정영석에게는 이미 계획이 다 있다. 정영석은 “나도 여동생이 있다 보니 남매의 약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상대 팀이 서로에게 ‘욱’하는 순간을 끌어내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김선영도 “피보다 더 진한 선영석의 케미를 보여주겠다”며 “첫 경기를 반드시 잡아서 한국 선수단에 승리의 기운을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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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영석’ 듀오▽김선영(33)
-소속: 강릉시청
-‘팀 킴’으로 2018 평창 올림픽 은메달 획득
-한국 컬링 선수 최초 세 번째 올림픽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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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석(31)
-소속: 강원도청
-2021년 비실업팀 선수로 남자부 국가대표 선출
-2022년부터 김선영과 믹스더블 팀 결성·올림픽 첫 출전
-2018년 평창 패럴림픽 전력분석원 출신. ‘전술 지휘’가 무기
진천=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