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직접 수사 범위 제한된 상황… 국민 이목 집중된 사건 잇달아 맡아 핵심 관계자 출국 방치 등 곳곳 허점… ‘봐주기’ 논란 속 檢 보완수사 요구도 10월 檢 해체 후 수사권 논의에 영향
경찰 관계자가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무실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압수한 물품을 나르고 있다. 뉴스1
● 핵심 피의자 놓치고 ‘보완 수사’ 요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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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찰은 김 전 원내대표가 전직 동작구의원들로부터 3000만 원을 수수했다는 탄원서를 지난해 11월 접수하고도 별다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뒤늦게 사건을 서울경찰청으로 이송했으나 “경찰이 권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가”에 대한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에 대한 통일교의 금품 제공 의혹도 경찰이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검경 합동수사본부로 사건을 넘기게 됐다. 경찰은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 등 4명을 ‘쪼개기 후원’(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지만 정작 후원금을 받은 정치인은 입건하지 못했고, 그나마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을 제외한 3명은 증거 미비를 이유로 보완 수사를 요구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전담팀이 휴일을 반납하면서 노력했으나 결국 ‘경찰은 결론을 못 냈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또 대규모 정보 유출로 국민적 공분을 산 쿠팡 사건은 경찰이 전담 TF까지 꾸려 수사에 나섰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먼저 발표하며 논란을 더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김건희 여사의 ‘고가 선물’ 수수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 등 3대 특검이 못다 한 수사도 경찰이 마무리해야 한다.
● “수사 결과로 입증 못 하면 조직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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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두고 전문가들은 “지금이 경찰의 기회이자 위기”라고 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은 권력형 범죄에 대한 수사 경험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얼마나 중립성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경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찰은 체질적으로 사실관계를 밝히는 데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완결성 있고 속도감 있게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경찰의 인사 독립성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윤호 동국대 명예교수는 “승진과 인사권을 정권이 쥐고 있는 구조에서는 예속성을 끊어내기 어렵다”라며 “행안부 장관 등이 개입하는 현재의 청장 제청 방식부터 개선하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