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모스크도 공격… 시위 확산 트럼프 “폭력 진압땐 구출” 개입 시사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상인·자영업자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이란의 통화 가치가 미 달러당 142만 리알까지 폭락하자 상인과 자영업자들이 이틀째 항의 시위에 나섰다. 목격자들은 경찰의 강제 진압이나 단속은 없었지만, 시위 현장에는 보안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2025.12.30. 테헤란=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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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제난에 항의하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4일 현재 최소 16명이 숨졌다고 이란 인터내셔널, 영국 일간 가디언, AP통신 등이 전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시위대를 ‘폭도’라 규정하며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된 이란의 대정부 시위가 2일 현재 전체 31개 주 가운데 25개 주의 60여 개 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대 15명, 보안군 1명 등 최소 16명이 숨지고 최소 44명이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또 최소 119명이 시위 참여 혐의로 체포됐다고 현지 인권 운동가들이 전했다. 2022년 히잡 착용을 거부한 22세 마사 아미니가 경찰 구금 중 사망하면서 촉발된 ‘히잡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 시위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란 서부 말렉샤히에서는 무장 시위대가 경찰서에 진입하려다 보안군 1명과 시위대 2명이 사망했다. 시위대가 모스크를 공격한 사례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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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는 시위 발생 6일 만인 3일 이란 국영 방송에 처음 등장해 강경 진압을 시사했다. 하메네이는 “우리는 시위대와 대화해야 하지만 폭도들과 대화하는 것은 이득이 없다”며 “우리는 적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고 폭동을 일으킨 자들은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에게 선동되거나 고용된 사람들이 이러한 상인들 뒤에서 이란 정부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이란 정부가 평화 시위대에 발포해 폭력적으로 살해할 경우 미국은 그들을 구출하러 나설 것”이라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을 공격하겠다”고 반박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