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어런 싱글러의 2023년 모습.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이후 증상이 악화되며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Abbie Henstock X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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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장한 20대 영국 남성이 감기로 착각했던 초기 증상 뒤에 치명적인 뇌종양이 숨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결국 숨졌다. 조기 진단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 감기로 착각한 초기 증상…몇 주 지나자 ‘극심한 두통’
2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체셔주 워링턴에 거주하던 키어런 싱글러는 2022년 당시 22세로, 대형 화물차(HGV) 운전사로 일하며 종합 지구력 스포츠인 트라이애슬론 대회를 준비할 만큼 건강한 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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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선 처음에 뇌수막염을 의심했으나, 같은 해 11월 CT 검사 결과 뇌에 종양이 발견됐다. 이후 싱글러는 신경과 전문 병원인 리버풀 월튼 센터로 긴급 이송됐다.
MRI 검사 결과 종양이 뇌와 척추 사이를 순환해야 할 뇌척수액의 정상적인 흐름을 막고 있었다. 결국 그는 뇌종양의 일종인 3기 성상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뇌에 고여 있던 체액을 배출하는 수술을 진행했지만, 싱글러는 수술 이후 단기 기억상실과 고열,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이후 뇌척수액을 다른 부위로 우회시키는 추가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여러 차례의 수술과 혹독한 방사선·항암 치료가 이어졌지만 병세는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고, 싱글러는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지난해 12월 14일 호스피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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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두통, 구토, 언어 장애, 시야 변화, 인지 기능 저하, 발작 등이 꼽힌다. 다만 초기에는 두통이나 메스꺼움, 피로감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지연되기 쉽다.
의료계에선 두통과 구토가 반복되거나 진통제를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시야 이상이나 기억력 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단순 감기로 넘기지 말고 전문의 상담과 정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