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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가족이 글 올린 것 나중에 알아…익명성 보장 차원서 침묵”

입력 | 2025-12-30 18:30:00

당무감사위 ‘당게 의혹’ 조사결과 반박
“내 이름으로 쓴 것처럼 발표한건 허위
게시물 모욕적인 것 아니고 사설·칼럼 등
당에서 익명으로 글 쓰라고 허용한건데
공개하는 선례 남기는 건 이상하다 생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뉴스1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30일 한동훈 전 대표와 관련한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한 전 대표는 가족들이 글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적 공세를 위해 익명성이 보장된 글을 들춰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주영진의 뉴스직격’에 출연해 “가족들이 익명이 보장된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과 칼럼 등을 올린 사실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간 가족들이 글을 올린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당원들에게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허용해줬는데, 당원의 익명성을 보장해줄 의무가 있다”며 “앞으로 누가 우리 당 익명게시판에 들어와서 소신있는 글을 쓰겠나”라고 항변했다.

당무감사위는 30일 한 전 대표 가족 명의의 5개의 ID를 활용해 2개의 IP에서 1428건의 글이 작성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당원 게시판 운영 정책을 심각하게 위반했고, 한 전 대표에게 적어도 관리 책임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해당 조사 결과를 중앙윤리위원회에 송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가족이 올린 게시글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제대로 가야 된다는 일간지 칼럼을 당원 게시판에 올리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은 아니다”라며 “모욕성 내지는 허위사실 명예훼손 같은 것이라면 범죄로 수사하면 되는데, 사설 등으로 권력자를 비판하는 글을 게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색출하는 전례를 남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판받을 문제라면 제가 달게 비판받겠다. 가족이 비판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무감사위가 한 전 대표에게 관리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 가족이 저의 정치적 배경을 이용해 갑질을 하거나 상납하거나 부동산 투기를 하거나 하면 관리 책임이 정치인에게 있겠지만, 그런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이 이날 조사 결과 발표에서 “한 전 대표 및 그 가족 명의의 계정”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한 대표는 “마치 제가 제 이름으로 쓴 것처럼 발표한 게 있던데,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저는 (당원 게시판에) 가입한 사실조차 없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당원 게시판 논란이 자신에 대한 정치공세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한 전 대표는 “작년 말 소위 ‘김옥균 프로젝트’라고 해서 당대표에서 끌어내리려고 여러 공격들이 있었을 때 당시 신뢰했던 장동혁 의원에게 이 상황을 설명했다”며 “장 대표는 여러 방송에 나가서 ‘한동훈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고 익명게시판에 문제 없는 것을 썼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력하게 설명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가 대표가 되고 나서 1년이 훨씬 지난 얘기고, 윤리위에서 정리했던 일이기도 하다“며 ”1년이 다 지나서 정치 공세를 위해 (당원게시판 문제를) 꺼내는 것을 보고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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