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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삼성·SK 中공장 반도체 장비 반입, 1년 단위로 승인”

입력 | 2025-12-30 15:49:00

‘허가 면제’는 종료됐지만
‘건별로 허가’ 최악은 모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반도체 공장에 미국산 장비를 보낼 때마다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피했다. 업계에선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공장에 대한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자격을 취소하는 대신 매년 장비 수출 물량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중국행 장비 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당초 VEU 자격을 받으면 별도 허가 절차 없이 미국산 장비를 중국으로 보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 SK하이닉스의 우시 D램 공장 등은 장비 반입이 자유로웠다. 하지만 BIS가 올 8월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한미 관세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중국 내 공장에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할 것’이라는 방침을 통보했다. 그 결과 31일부터는 미국 정부의 개별 허가를 받아야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보낼 수 있을 예정이었지만 이런 상황은 모면하게 된 것이다.

다만 미국 정부는 자유로운 장비 반입 허용 대신 연 단위의 승인을 받는 제도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기업들이 필요한 반도체 장비와 부품 1년 치를 미리 신청하면 심사 후 한꺼번에 수출 승인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BIS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VEU에서 제외될 경우 필요한 허가 건수가 연간 1000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매년 필요한 장비와 부품을 미리 예측해 제출하는 게 어려운 점은 새로운 제도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 정부는 중국 내 반도체 공장으로의 장비 수출은 허용하되 공장 확장 등에 필요한 장비 반출은 앞으로도 불허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공장의 급격한 경영상 혼란을 피하게 된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VEU 제외로 인한 중장기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여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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