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싸이티바, 바이오 소부장 글로벌 1위 기업 최준호 사장, 국내법인 대표→아태 총괄 출범과 동시에 ‘싸이티바코리아’ 설립 국내 제조 및 교육시설 ‘이노베이션 허브’ 개관 “한국은 연구·임상·제조·디지털 아우르는 ‘풀 밸류체인 허브’” 한국 제약·바이오 지수 9단계↑… 아시아 1등
최준호 싸이티바 아태지역 총괄 사장
한국 시장 위상 강화는 싸이티바가 격년으로 발표하는 조사 결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싸이티바 발표에 따르면 한국 시장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지수는 지난 2023년 12위에서 올해 3위로 9단계 상승한 순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과거 빠른 추격자를 넘어 글로벌 시장 리더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싸이티바는 일종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업을 돕는 전문 기술 업체다. 복잡한 바이오의약품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연구 장비나 소모품, 공정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의 기술이나 설루션을 제공한다.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이기도 하다.
싸이티바 주요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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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티바코리아 이노베이션 허브 개관식.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올해 한국 대표에서 아태지역 총괄 사장으로 보직이 확대됐다. 그 배경과 의미는.
“한국에서 축적해 온 성과와 리더십이 지역 차원 성장 전략을 견인할 수 있다고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한국 조직을 이끌면서 보여준 고객 중심 실행력과 협업 기반 조직 운영, 정부·산업·학계와 파트너십 경험 등이 아태 지역(APAC) 여러 국가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레퍼런스로 인정됐다고 생각한다. 이번 보직 확대는 단순한 직책 변경이 아니라 회사가 아태지역에서 성장을 가속하기 위해 리더십과 의사결정 구조를 재정비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 고객과 조직을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하고 시장별로 흩어져 있던 성장 기회를 유기적으로 묶어내는 역할을 기대할 것으로 본다. 지속 성장하고 성숙해가는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도와 이러한 성장 동력을 아시아태평양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의미가 함께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준호 싸이티바 아태지역 총괄 사장
“‘싸이티바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지수(싸이티바 지수)’는 글로벌 생명과학 기업 싸이티바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산하 리서치 업체인 롱지튜드와 공동으로 2년마다 발표하는 산업 보고서다. 지난 2021년 시작해 올해로 3번째 발간됐다. 전 세계 22개국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경영진 및 전문가 1250명이 △공급망 회복력 △인적 자원 △연구개발(R&D) 생태계 △제조 민첩성 △정부 정책 및 규제 △지속가능성 등 6개 분야에 대해 평가한 내용을 바탕으로 국가별, 항목별 지수를 도출한 업계 유일 글로벌 정기 보고서다.”
―싸이티바 지수가 보여주는 글로벌 경쟁 구도 핵심 변화는.
“2025 지수에서 전 세계 평균 점수는 2023년 6.08에서 올해 5.96으로 소폭 하락했다. 팬데믹 이후에도 인재, 제조 민첩성, 정책·규제 환경 등 구조적 과제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공급망 회복력은 개선됐지만 상위권 국가와 그 외 국가 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인력 부족과 규제 불확실성은 투자와 혁신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한 이번 지수는 시장 규모, 생산 규모, 공급망 안정 등 요소에 더해 디지털 기술 활용과 규제 혁신, 지속가능성 투자 등 ‘질적 역량’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정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인공지능(AI) 활용을 통해 허가 성공률과 제품 출시 속도를 끌어올린 국가와 기업이 새로운 리더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내재화하느냐가 향후 글로벌 판도를 좌우할 것.”
―2025 싸이티바 지수에서 한국이 12위에서 3위로 도약한 의미와 배경이 무엇인가.
“한국은 2023년 12위에서 2025년 3위로 9계단 상승하면서 스위스·영국과 함께 상위 3개국으로 도약했다. 아시아에서는 1위로 평가됐다. 22개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한국이 과거의 ‘빠른 추격자’를 넘어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러한 도약의 핵심 동력은 인적 자원과 R&D 생태계의 질적 향상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바이오 인재 양성 정책, 학계·연구기관·기업 간 긴밀한 협력, R&D 투자 확대와 디지털 기술 통합, CRO·CDMO와 협력 강화 등이 결합돼 고급 인력 기반과 글로벌 임상시험 수주 역량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은 고도화된 제조 인프라와 규제 이해도, 디지털 기반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갖춘 통합 혁신 허브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싸이티바 2025 제약·바이오산업 지수
“아태지역은 각 국가의 강점과 발전 단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싸이티바 아태지역 전략 안에서도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다고 본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규제 예측 가능성과 공공·민간 협력이 잘 정비된 시장으로 고부가가치 R&D와 고난도 제조, 새로운 규제·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설계하는 선도 역할을 한다. 중국과 인도는 거대한 환자 풀과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와 속도가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동남아 주요 국가는 임상·인력 양성·공정 표준화 등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연구·임상·제조·디지털을 아우르는 ‘풀 밸류체인 허브’ 역할을 기대한다. 2025 싸이티바 지수에서 3위로 도약하면서 아태지역 1위로 평가된 것은 디지털 혁신과 인재·R&D 생태계 강화에 대한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신호다. 오는 2027년 초부터 가동을 시작하는 싸이티바 송도 이노베이션 허브를 포함한 한국의 인프라는 새로운 공정과 기술을 먼저 적용해 보고 이를 아태지역 주요 국가로 확산시키는 파일럿이자 레퍼런스 마켓으로 볼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연결된 생태계를 강화하는 중심 축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싸이티바 2025 제약·바이오산업 지수 발표
“싸이티바코리아 이노베이션 허브는 제품을 실제로 생산하는 제조 센터를 중심에 두고 최신 바이오의약품 생산·연구, 설루션 시연, 교육이 한 공간에서 이뤄지도록 설계된 통합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이 시설은 약 6100평방미터 규모로 싸이티바의 국내 첫 생산 거점인 제조 센터가 2027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필트레이션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필수적인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 바이오 시장 고객에게 더 빠르고 탄력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리드타임 단축이라는 큰 이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고객 체험 공간을 통해 공정 시연과 제품 데모 등 최신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mRNA 등 차세대 모달리티가 부상하는 상황에서 싸이티바의 대응은. 한국 고객과 협업 방향을 포함해 설명한다면.
“세포·유전자 치료제나 mRNA 백신처럼 공정 표준이 아직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영역에서는 공정 개발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확장가능한 플랫폼과 레퍼런스 공정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싸이티바는 세포배양 시스템과 일회용 백, 정제 레진, 공정 분석 설루션 등 전주기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이미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세포치료제 제조 시스템과 연속 공정 솔루션을 한국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한국 고객사와는 이노베이션 허브에서 구현될 공정 데모와 기술 지원을 기반으로 차세대 공정 모델과 운영 기준을 함께 설계해 나아갈 예정이다. 특히 개발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공정 설계와 품질·규제 요구사항을 충분히 반영해 향후 상업 생산과 해외 시장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싸이티바 2025 제약·바이오산업 지수(한국 지수 변동 추이)
“내년에는 한국과 아태지역에서 이미 진행 중인 투자를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고 송도 이노베이션 허브를 중심으로 고객과 공동 개발·공정 최적화 프로젝트 등을 더욱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 특히 디지털 설루션과 자동화, 지속가능한 생산 모델을 결합해 고객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하나의 파트너와 함께 갈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인재 육성을 비롯해 지역 파트너십, 규제·품질 전문성에 대한 투자 등을 지속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APAC 전역에서 혁신 생태계를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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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허는 한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활동을 바탕으로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고 직원 역량을 육성하면서 한국 바이오산업에 대한 기여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의약품 관세정책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신기술의 빠른 상용화 경쟁 등으로 인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복합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환경에 놓여 있다. 다나허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기술 혁신과 시장 확장을 동시에 달성함으로써 아시아 바이오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