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네슘·멜라토닌 등 수면 영양제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언제,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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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오는 밤, 침대 옆 서랍을 열면 작은 알약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마그네슘, 멜라토닌, GABA 같은 이름이 적힌 ‘수면 영양제’다. 복용 직후 바로 잠들지 않더라도, 오늘은 조금 나아질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면 영양제의 효과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언제,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 마그네슘은 언제 먹는 게 맞을까
수면을 위해 가장 흔히 선택되는 성분 중 하나가 마그네슘이다. 근육 이완과 신경 안정에 관여하는 만큼, 일반적으로는 저녁 식사 후나 취침 1~2시간 전 복용이 권장된다. 잠자리에 들기 직전보다 몸이 서서히 이완되는 시간대가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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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라토닌, 왜 타이밍이 더 중요할까
멜라토닌은 흔히 ‘잠 오게 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잠을 강제로 유도하기보다 생체시계를 조정하는 호르몬에 가깝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복용 시점은 취침 30분~1시간 전이다. 너무 이른 시간에 먹으면 졸림이 앞당겨지고, 너무 늦으면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멜라토닌은 불면증 치료제라기보다, 시차 적응이나 수면 리듬이 깨졌을 때 단기간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 수면 영양제, 매일 먹어도 괜찮을까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마그네슘은 식이 섭취가 부족한 경우 비교적 장기간 복용이 가능한 영양소로 분류된다. 다만 과량 섭취 시 설사나 복통이 나타날 수 있어 권장 섭취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멜라토닌은 매일 상시 복용하는 습관은 권장되지 않는 편이다. 장기간 복용할 경우 낮 시간 졸림, 두통, 생체리듬 혼란을 호소하는 사례도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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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복용한 수면 영양제가 항상 숙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복용 타이밍과 수면 환경이 효과를 좌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점은 분명하다. 수면 영양제는 수면 습관을 대신해 주는 해결책이 아니라 생활 관리의 보조 수단이라는 것이다.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 불규칙한 취침 시간, 저녁 카페인 섭취를 그대로 둔 채 영양제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기대한 효과를 얻기 어렵다.
결국 수면 영양제는 ‘잠 오길 기다리는 약’이 아니다. 언제 먹고, 얼마나 먹고, 언제 쉬어야 할지를 아는 것이 오히려 수면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에 가깝다.
● 참고 링크
Mayo Clinic, Melatonin: What you need to know
Sleep Foundation, Magnesium for Sleep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