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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필버 사회 거부’ 주호영에 “책임회피, 책임방기”

입력 | 2025-12-24 00:45:00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수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5.12.23/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사회를 끝내 거부한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두고 “마음에 들면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책임을 저버리는 태도는 국회의 운영을 가로막는 반의회주의일 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 부의장이 토론 사회를 거부하며 한때 필리버스터가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우 의장은 여야 요청에 따라 정해진 일정을 지키기로 했다.

우 의장은 24일 0시 7분경 “주호영 부의장의 책무 불이행을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이 대신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은 전날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상정에 앞서 주 부의장을 향해 “금일 오후 11시부터 내일(24일) 오전 6시까지 무제한토론 사회를 맡아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우 의장은 “22대 국회 개원 이후 509시간의 무제한 토론 중 의장이 239시간, 이 부의장이 238시간 사회를 봤다”며 체력적 부담을 토로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은 여당이 추진하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번에 상정된 법안 내용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며 “말로는 늘 언론의 자유를 외치던 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저는 협조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체력적 한계를 느낀다는 점에 대해 미안함 마음도 있지만 체력 고갈로 사회를 볼 수 없다면 차라리 회의를 며칠 쉬었다가 다시 하면 된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수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태년 의원이 의장석으로 가 우원식 국회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5.12.23/뉴스1


주 부의장의 사회 거부로 우 의장이 본회의를 정회할 경우 필리버스터가 중단되는 상황에 놓이자 여야는 전날 밤 늦게 의원 소집령을 내렸다. 하지만 우 의장은 “양 교섭단체로부터 합의된 의사 일정을 지켜달라는 요청이 있어 의장은 이를 수용한다”고 했다. 주 의장과 이 부의장이 교대로 본회의장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우 의장은 사회를 거부한 주 부의장을 향해 “무제한 토론의 정상적 운영의 책임을 다하라는 국회법과 의장의 요구를 거부한 주 부의장의 태도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며 “의회주의와는 아무 인연이 없다. 마음에 들면 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책임을 저버리는 태도는 국회의 운영을 가로막는 반의회주의일 뿐이다. 국회 부의장이 취할 태도는 더더욱 아니다. 책임회피, 책임방기일 뿐”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이런 비정상적인 무제한 토론은 없어야 한다”며 “양 교섭단체 대표께서 방안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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