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개입 최소화 ‘고립주의’ 어긋나지만 트럼프, 국내보다 외교 치적 쌓기가 쉬워
뉴시스
미국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유조선 ‘벨라 1(Bella1)’호를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에서 추격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1일 보도했다. 해당 유조선이 과거 이란 등에 원유를 실어나른 적이 있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Dark Flee)’ 선박이라고 NYT 등은 덧붙였다. 국제 사회의 제재를 교묘하게 피하며 불법으로 원유 등을 판매하는 선박 집단에 속해 있다는 의미다.
미군은 하루 전인 20일에도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다른 제재 선박 ‘센추리스’호를 나포했다. 앞서 이달 10일에도 또 다른 제재 선박 ‘스키퍼’호를 나포하는 등 이달에만 총 세 척의 선박을 나포하거나 추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16일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를 ‘외국 테러단체(FTO)’로 지정했다. 또 베네수엘라를 드나드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 봉쇄를 명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압박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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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 등의 중재 협상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마약 범죄 소탕을 이유로 중남미에서도 군사 작전을 펼치자 ‘미국 우선주의 및 고립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고립주의 성향의 지지층만 의식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물가, 고용, 이민 등에서는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땅한 국면 전환용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외교 치적을 통해 국정 장악력을 키우려고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