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취업과 결혼이 점점 힘들어지자 옆나라인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한국인 남성들이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15일 일본 매체 슈에이샤온라인은 일본 후생노동성의 외국인 고용 현황을 인용해 일본에서 일하는 한국인이 2020년 약 6만9000명에서 2024년 약 7만5000명으로 4년 새 약 8% 늘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 같은 증가세의 배경으로 한국 청년층의 고용 불안과 삶의 조건 변화를 꼽았다.
● “급여 비슷하지만 日은 사생활 보장해줘” 주장
광고 로드중
최 씨는 “토익 850점 이상을 요구하는 곳이 많았고, 외모를 중요시해 남성은 키 180cm 정도가 기준이라는 말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어렵게 취업했지만 장시간 노동과 낮은 임금에 지쳐 결국 일본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결국 일본으로 건너간 최 씨는 현재 일본의 한 부동산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급여는 비슷하지만 일본 기업은 사생활이 지켜지고, 퇴근 후나 휴일에 연락이 거의 없다”며 “이 생활에 익숙해지니 다시 한국에서 일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취업 지원 서비스 ‘코렉(KOREC)’에서 근무하는 이지훈 씨 역시 “한국에서는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문과 취업이 극도로 어렵다”며 “대기업 쏠림과 직무 진입 장벽이 높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 한국 남성, 일본 정착늘면서 현지 여성들과의 결혼도 늘어
광고 로드중
통계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결혼은 1176쌍으로,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해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서는 남성에게 주거 마련과 생계에 대한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인 반면, 일본은 상대적으로 삶의 조건이 유연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여기에 군 복무를 통해 형성된 책임감과 조직 생활 경험이 일본 기업과 사회에서 신뢰 요소로 작용하고,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호감이 더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매체는 끝으로 “외국인과의 공존이 화두가 된 일본 사회에서 한국 청년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 간 상호 이해와 교류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