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민 분야 지지 급격히 약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시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APEC CEO 서밋’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29 뉴시스
특히 2기 출범 후 줄곧 89% 이상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온 여당인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율도 이번에 84%로 뚝 떨어져, ‘콘크리트 지지층’ 이탈 조짐마저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이를 기반으로 정책을 불도저처럼 밀어 붙여온 만큼, 지지층 이탈이 계속되면 국정 운영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지지층이 흔들리면 트럼프 정부의 핵심 기조인 관세 정책 등의 동력 역시 약화 될 수 있어, 한국 등 주요 무역협상국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 공화당 지지층서 트럼프 2기 출범 후 지지율 가장 낮아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달 3∼25일(현지 시간) 미국 성인 1321명을 상대로 조사해 같은 달 28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4%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호감도는 36%였던 반면, 비호감도는 60%에 달했다. 이번 조사 기간엔 지난달 12일 종료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기간이 일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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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기 땐 2017년 1월 45%로 시작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에 대한 호평으로 49%의 최고 지지율을 찍었다. 이후엔 30~40%대를 넘나들다, 대선 결과에 불복한 그의 지지층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사상 초유의 사건 이후 기록한 34%의 지지율을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쳤다. 1기 재임 당시 평균 지지율은 41%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에선 특히 공화당 지지층과 무당파의 지지율이 전달과 비교해 각각 7, 8%포인트 급락하며 84%와 25%를 기록했다.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율은 2기 출범 후 가장 낮았고, 무당파의 경우 1, 2기를 합쳐 최저치다. 갤럽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연방정부 셧다운, 공화당의 (뉴욕시장 등) 선거 패배, 그리고 계속되는 생활비 부담 우려가 지지율 하락, 특히 공화당 지지층과 무당파의 지지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민주당 지지자들의 경우 단 3%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트럼프 1기 때도 당파에 따른 지지율 격차가 큰 편이었는데, 2기 때도 이 같은 경향이 이어지는 것. 2기 출범 후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 중 가장 높은 수치는 6%였다.
● 경제, 이민 등 핵심 정책 지지율도 떨어져
현안별 지지율에선 9개 항목 중 경제(36%), 중동 문제(33%), 연방 예산(31%), 우크라이나 상황(31%), 의료 정책(30%) 등 5개에서 전체 지지율(36%)보다 낮게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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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안팎에선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이 부메랑처럼 날아와 ‘물가 폭탄’이 돼 미국 내 민생을 강타할 수 있단 전망이 제기된다. 이럴 경우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국정 동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가 내년 11월 중간선거 등을 의식해 결국 관세 정책 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나설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다만, 반대로 이 같은 지지층 이탈 조짐이 더 강한 관세, 반(反)이민 정책 등을 부르는 계기가 될 거란 전망도 있다. 자신의 정책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해 지지층 결집에 나설 수 있단 의미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