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대 결함 가능성, 국내 항공사 80대 보유 국내 운항 차질 없었지만 연말 여행객 불안
에어버스 A321 기종. 동아일보DB
에어버스는 28일(현지시간) 전 세계 A320 보유 항공사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며 “항공기가 강한 태양복사선(Solar Radiation)에 노출될 경우 중요한 데이터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상당수의 항공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데이터 오류는 이 항공기의 ‘승강타·보조날개 제어 컴퓨터(ELAC·Elevator Aileron Computer)’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사의 조작이 직접 기계로 입력되는 보잉 737 기종과 달리 A320은 컴퓨터가 조종사의 조작을 감지해 비행기를 제어한다. 이 컴퓨터가 오작동하면 자동차가 급발진하듯 항공기가 조종사 의도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이 결함도 미국 항공사 젯블루의 A320 항공기가 지난달 30일 운항 중 급강하한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던 중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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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의 전일본공수(ANA) 수속 카운터 앞에 노선 결항을 알리는 알림이 게시돼 있다. 에어버스 A320 시리즈 항공기 30대를 운항에 투입하는 ANA는 이 기종의 대규모 리콜 사태로 주말 동안 항공기 95편 결항, 승객 1만3500명 여행 차질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AP 뉴시스
해당 기종은 국내 항공사들도 총 80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18대), 아시아나항공(24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 에어로케이(9대), 파라타항공(2대) 등 6곳이다.
다만 이중 리콜 대상 여객기 42대는 모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1시간 안에 필요한 조치를 마쳐 결항 등 운항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30일 오전 0시 기준으로 국내 항공사의 A320 항공기 42대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운영하는 A320 항공기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대부분을 취항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버스의 빠른 리콜 조치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에 결함이 나온 A320은 약 3년 전에도 특정 조건에서 일부기종 컴퓨터 오류가 발생한 적이 있다. 한 해외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고도에서 더 강한 태양복사선이 발생하면 비슷한 오류가 재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더 세밀한 정보 공개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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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파리=유근형 특파원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