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28일 공개한 리광호의 모습. 국정원 제공
국정원은 캄보디아 경찰과 협조해 27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식당에서 한국인 대학생 사망 배후인 중국인 주범 등 4명과 이들과 동행한 한국인 5명을 전격 체포했다고 28일 밝혔다.
국정원은 올 8월 8일 캄보디아 보코산에서 한국인 대학생 박모 군의 시체가 발견된 후 이번 사건에 연관된 스캠조직 관련 인물들을 추적했고 추적 3개월여 만에 핵심 배후 인물을 검거했다.
텔레그램 등 SNS에 게시된 리광호의 신분증. 뉴스1
이번에 체포된 중국 국적의 A 씨는 지난해 1월 한국으로 마약 4㎏을 들여오다 적발돼 한국에서 체포영장 발부 및 인터폴 적색수배가 됐다. 최근에는 한국인 등을 상대로 각종 스캠 범죄를 벌인 혐의도 받고 있다. 국정원은 A 씨가 숨진 박 군 가족에게 전화해 금전을 요구하며 “응하지 않으면 외국에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 중이다.
국정원은 또 A 씨와 함께 검거된 한국인 B 씨가 올 8월 온라인상에서 떠돌던 박 군에게 강제로 마약을 흡입하게 하는 영상 속 목소리 장본인임을 확인했다.
텔레그램 등 SNS에 게시된 리광호 모습. 뉴스1
국정원에 따르면 주범 A 씨는 언론에 대학생 사망사건 주범으로 본인이 지목되자 프놈펜 일원에서 권총을 휴대한 채 은신처를 옮겨 다니며 도피를 이어갔다. 이에 국정원은 코리아전담반 설치 및 스캠단지 단속 등에 압박을 느껴 스캠단지를 이탈한 외국인 및 정보원들을 통해 A 씨가 프놈펜 차이나타운 중식당에 수시 출현한다는 결정적인 정보를 입수했다. 이후 그의 행적을 추적한 끝에 자금세탁 혐의가 있는 한국인들과 식사를 마치고 나온 일당을 캄보디아 경찰과 협조하여 전격 검거했다.
현재까지 국정원이 파악한 바로는, 박 군은 캄보디아 도착 후 A 씨 등 다수의 스캠조직들에게 팔려다니며 지속적으로 폭행 및 마약 강제 흡입과 같은 가학행위를 당하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캄보디아 경찰은 검거한 9명에 대해서 수사를 진행 중이며, 우리 정부도 관계기관 합동으로 A 씨에 대해 조사 및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국정원은 “앞으로도 경찰과 원팀으로 박 군 사망에 책임 있는 모든 인물을 계속 추적할 것이며, ‘대한민국 국민을 건드리면 손해’라는 인식을 각인시켜 국제범죄 조직이 더는 한국인들을 해치지 못하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