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로 함께한 음악인들, 지구촌 가족 향한 응원 한마음
제23회 위러브유 사랑의 콘서트에 참석한 성악가 전원이 칸초네 ‘푸니쿨리 푸니쿨라’에 이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를 불러 품격있는 무대를 완성했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열정과 환호, 사랑이 녹아든 현장
가수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 리아킴의 ‘위대한 약속’으로 본격적인 무대가 펼쳐지면서 객석의 조명이 암전됐다. 그러자 어두운 객석에서 새로운 불빛들이 빛나기 시작했다. 관객들이 제각기 휴대폰 플래시로 비춰낸 빛이었다. 객석을 수놓은 빛은 까만 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무리처럼 장관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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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로 콘서트를 빛내준 가수 리아킴과 김종환.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재능기부로 콘서트를 빛내준 가수 겸 배우 김성환.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남성 성악 앙상블 라클라쎄의 무대는 한국 대중가요와 칸초네를 넘나들며 객석을 매료시켰다. 테너 윤승환과 황태경, 바리톤 오유석, 베이스 이세영은 따로 또 같이 멋진 퍼포먼스와 노래로 ‘볼라레(Volare)’,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하숙생’, ‘붉은 노을’을 열창했다. 이어 아름다운 음색을 지닌 소프라노 강민성(안젤라강)의 ‘아름다운 나라’와 ‘아미고스 파라 시엠프레(Amigos para Siempre, 영원한 친구들)’도 감동을 선물했다. 풍성한 성량의 소프라노 정찬희는 2002 한일월드컵 주제곡 ‘챔피언’과 팝페라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노래하며 품격 있는 공연을 보여줬다. 성악가 전원이 칸초네 ‘푸니쿨리 푸니쿨라’에 이어 아름다운 퍼포먼스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를 불러 흥겨운 무대를 만들었다. 성악가들은 한결같이 감동을 표현했다. 오유석과 이세영은 “23회의 시간이 결코 짧지 않다. 봉사를 통해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이 꾸준히 이뤄지면 좋겠다. 라클라쎄도 항상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소프라노 강민성은 “여러분의 좋은 에너지가 저희도 물들인다. 어렵고 힘든 이웃들에게 많은 사랑을 전달해달라”, 소프라노 정찬희는 “위러브유가 국내뿐 아니라 외국까지도 함께 돕는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며 응원했다.
재능기부로 콘서트를 빛내준 가수 정수라.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나라·언어·문화·세대 초월한 사랑나눔과 화합의 장
이날 사랑의 콘서트는 나라와 언어, 문화, 세대를 초월한 화합을 목도하는 자리였다. 각국 외교관, 각계각층 인사들은 물론 대학생, 직장인, 주부, 사업가, 자영업자 등 직업군과 연령대도 제각각 다른 이들을 하나로 모은 것은 어려움에 처한 지구촌 가족을 돕겠다는 사랑의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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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로 콘서트를 빛내준 아나운서 김병찬.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경기도 화성에서 온 송명순(50) 씨는 “위러브유가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것도 감동이고 그 일에 이렇게 동참할 수 있는 것도 감동”이라면서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아쉬울 정도였다. 공연하는 분들도 힐링을 받고 가니 ‘이것이 진짜 어머니 사랑’인 것 같다”며 행복감을 나타냈다. 강원도 속초에서 아들 내외와 함께 왔다는 원광자(71) 씨는 “가족이 함께 소풍 나온 기분”이라며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고 화목하고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각계 인사들도 다양한 소감을 남겼다. 윤승오 경북도의원은 “위러브유가 지역 곳곳에서 여러 활동을 하니 큰 도움이 되고 늘 감사하다”며 “오늘 행사가 전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환경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동휘 숭실대 교수는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 위러브유가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실천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콘서트장 안내 봉사자로 참여한 오혜인(39, 의정부) 씨는 “좋은 일에 조금이나마 참여하고 싶고 가족의 마음으로 돕고 싶어 자원했다”며 “행사에 오신 모든 분들이 이곳에서 온기를 느끼고 돌아가 따뜻한 사랑을 나눠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함께한 하예은(31, 양주) 씨는 도움 받는 이들을 향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민 손을 잡고 함께 일어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내가 함께하는 도움의 손길이 국제적으로 쓰이는 것에 감격스럽고 보람을 느꼈다”는 신미애(55, 서울) 씨, “오늘 참석한 분들이 각자 속한 사회에서 좋은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한 대학생 배수빈(22, 수원) 씨, “어머니 사랑이 가장 위대한 가치라는 것을 봤다”는 김광민(60, 동두천) 씨. 각자의 감동은 달랐지만 결국 모든 것은 ‘사랑’으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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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러브유와 10년, 20년을 함께해온 오랜 동반자들의 감흥은 더 짙었다. 첫 회 콘서트 때부터 계속 참여했다는 김명아(58, 서울) 씨는 “1회 때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다는 취지를 듣고 참여했는데, 다음 회 콘서트에 갔더니 도움 받은 아이들이 건강해져 체육시간에 뛰는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며 “어느새 20년 넘게 흘렀는데 정말 세월이 아깝지 않고 보람을 느낀다. 어머니 사랑으로 내 인생이 완성되어 가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2013년부터 콘서트에 참석한 조선희(40, 시흥) 씨는 중고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왔다. “이번 행사를 통해 아이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법’을 배우면 좋겠다. 양보하고 배려하고 타인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서 ‘내가 한 숟가락 덜 먹어도 네가 먹는 게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 그런 관점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위러브유 회원으로 20년간 함께해왔다는 이대성(51, 서울) 씨는 ‘위러브유’라는 단체 이름처럼 ‘우리’가 함께한다는 데 큰 감명을 표현했다. “연대한다는 것이 정말 좋고 훌륭하다. 모든 사람이 어머니 마음으로 하나 되어 함께한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새해는 지구촌 가족 다 같이 행복하고 어머니의 사랑으로 따뜻한 해가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위러브유 사랑의 콘서트의 여운은 지구촌 곳곳에 퍼져 사랑과 희망을 피워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위러브유 사랑의 콘서트가 연주해온 희망의 선율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제공
사랑의 콘서트는 국가와 언어, 문화가 달라도 모두가 함께 지구촌 가족의 어려움을 돌보며 화합하는 자리가 돼왔다. 이를 통해 위러브유는 지난해까지 심장병, 희소난치병, 기타 질병에 시달리는 어린이 12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인도·동티모르·온두라스·멕시코·미얀마·모잠비크·투발루 등 해외 30개국 이재민·난민·취약계층에 긴급구호와 의료·교육·생계 지원을 했다. 국내 복지소외가정 1083세대를 포함해 4만3500여 명을 도왔다.
태풍으로 무너졌던 필리핀 학교가 위러브유의 도움으로 재건돼 학업의 공간이 다시 열렸고, 홍수로 붕괴된 네팔 마을의 다리가 세워져 주민들의 삶이 회복됐다. 물 부족으로 고통받던 베냉과 브라질 아마존 마을에 물펌프가 설치돼 주민들이 건강한 생활을 하게 됐다.
사랑의 콘서트와 함께 위러브유의 양대 복지행사인 ‘새생명 사랑 가족걷기대회’도 26회를 이어오며 희망을 나눴다. 국내는 물론 미국, 페루, 필리핀 등에서 열려 24만5300명이 참여했고, 이를 통해 33개국 9만 명가량이 도움을 받았다. 물펌프와 물탱크 50대 지원을 포함해 45개 학교의 교육환경을 개선했으며, 기후난민과 이재민의 의료와 생계도 보살폈다. 위러브유가 한 해의 시작과 끝 즈음에 개최해온 글로벌 복지행사는 인류애의 동력이 되어 지구촌 가족들의 삶에 희망의 선율을 전하고 있다.
김유림 여성동아 기자 mupm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