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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학교 10개 중 9곳 ‘1급 발암물질’ 조리흄 노출 ‘여전’

입력 | 2025-11-04 18:13:41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학교 급식실을 찾아 후드 등 환기시설 성능을 확인하고 보호구 착용 여부 및 휴게시설 등 노동환경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뉴스1)


서울시교육청이 ‘1급 발암물질’ 조리흄(기름 연기)으로 인한 폐암 발병을 막기 위해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개선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최유희 시의원(용산2)은 제323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급식실의 공기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인데도, 서울시교육청의 개선 사업이 지나치게 더디다”고 지적했다.

● ‘1급 발암물질 조리흄’…환기설비 개선 우선해야

대전 둔산초의 한 학교 급식실에서 튀김 기름을 예열하다 불이 났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출처=뉴스1)

‘조리흄’은 일반적으로 섭씨 230도 이상의 고온에서 기름을 가열할 때 나오는 미세 입자와 가스 혼합물로, 세계보건기구와 국제 암 연구소가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1급 발암물질’이다.

조리흄에 장기간 노출된 학교 급식 종사자가 폐암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며, 2021년에는 근로복지공단이 급식 종사자의 폐암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하기도 했다.

조리흄으로 인한 폐암 발병을 막기 위해서는 환기 설비의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경기도교육청은 조리흄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주변 공기를 포집하는 국소배기시스템을 갖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는 ‘배풍기’를 정비하고 조리기구 옆에 상시 공기질을 모니터링하는 자동제어시스템도 설치해야 한다.

● 개선률은 ‘11.7%’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죽음의 학교 급식실 폐암 산재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대통령실에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행진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서울시교육청이 3406억 원을 투입해 1002개 학교의 급식실 환기 시설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올해 9월 기준으로 117개 학교(11.7%)만이 개선을 마쳤다. 10개 학교 중 9개 학교는 여전히 ‘조리흄’에 노출된 상태인 것이다.

연내 추가 예정인 72개 학교를 포함하더라도 전체의 19% 수준에 그친다. 남은 800여 개 학교를 2년 안에 모두 개선하려면 매년 약 1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의원은 “현재의 재정 운용 구조로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학교 급식은 학생의 건강뿐 아니라 종사자의 안전이 함께 지켜질 때 진정한 공공급식이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2027년까지 사업 예정은 되어 있으나 예산 여건상 쉽지가 않다. 다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최대한 빨리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 매년 건강검진 시행…”2027년까지 개선은 미지수”

온종합병원에서 환자가 폐CT 검사를 받고 있다. (출처=뉴스1)

서울시교육청은 매년 급식실 종사자를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해 폐암 위험과 유병률을 조사하고 있다. 작년 11월 말 기준 피검사자 114명 중 이상 소견자 비율은 30%에 달했다.

보건안전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2021년도 이후로 노동고용부 권고로 매년 건강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참고에만 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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