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화제가 됐던 AI 영상들. 왼쪽부터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용암 분출’, ‘폭우로 경복궁 침수’, ‘러브버그 천적은 참새’를 영상 제작 AI로 만든 가짜 영상들이다. (출처=유튜브 채널 딸깍디자이너, 골파닭, 자연의분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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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먹는 참새, 서울 한복판에 용암 분출, 폭우로 경복궁 침수…”
모두 대한민국을 뒤흔든 ‘가짜 영상’들이다. 오픈AI·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AI 영상 모델을 선보이며 SNS가 이를 활용한 영상으로 뒤덮이고 있다. 이에따라 AI 제작물을 판별하는 ‘AI 리터러시’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3일(현지 시각) BBC에 따르면, 미국 UC버클리대 컴퓨터공학과 해니 파리드(Hany Farid) 교수는 엉터리 AI 영상(슬롭·Slop)이 SNS를 뒤덮고 있다며 “AI 영상을 구별하려면 해상도, 화질, 그리고 영상의 길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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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화제가 된 가짜 AI 영상들. 왼쪽부터 ‘재벌들을 경계해야 한다 주장하는 목사’, ‘뉴욕 지하철에서 만난 남녀’를 다룬 AI 영상이다. (출처=틱톡 @guided_in_graces, @bestoftheinternet67 캡처)
파리드 교수는 “화질이 거칠고 흐릿한 영상은 AI로 생성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화질이 나쁜 영상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전 세계에서 확산된 AI 영상 대부분이 매우 낮은 화질이었다. 밤에 토끼가 트램펄린 위에서 뛰노는 영상, 뉴욕 지하철에서 남녀가 대화를 나누는 영상, 보수 성향의 목사가 “재벌을 경계하라”고 설교하는 영상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러브버그를 먹는 참새, 서울 한복판의 용암 분출, 폭우로 침수된 경복궁 영상 등이 화제가 됐지만 모두 질감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흐릿한 영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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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의 얼굴을 챗GPT로 재생성한 사진. 왼쪽은 피부 질감 및 머리카락의 디테일이 살아있지만 오른쪽은 모두 매끈하게 처리돼 있다. (출처=뉴스1)
그 다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질감’이다. 파리드 교수는 “최신형의 생성형 AI 모델이라도 여전히 작은 오류가 존재한다”며 헷갈릴 때는 피부나 옷 무늬 등 질감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부가 과도하게 매끄럽거나, 옷의 주름이 미세하게 ‘흐물거리듯’ 움직인다면 AI로 제작된 영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세밀한 질감이 잘 드러나지 않는 저화질 영상일수록 더욱 의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AI 제작 영상은 ‘길이’가 짧다
구글 비오2로 제작한 영상. 대략 8초 정도의 길이로 피라드 교수는 “이 이상 영상을 늘리면 오류가 급격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출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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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중요한 것은 ‘출처’
빅테크 SNS 기업 ‘메타’의 최고제품책임자 크리스 콕스가 AI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전문가들은 결국 ‘출처(Source)’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즉, 이미지나 영상의 내용이 아닌 “누가 언제 어디서 촬영한 사진인지, 어떤 상황에서 나온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했다.
디지털 리터러시 전문가 마이클 콜필드(Michael Caulfield)는 “앞으로 영상은 글과 같아질 것이다. 표현이 아니라 출처가 신뢰의 기준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