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긴축 종료·유동성 확대에 시장 안도 전문가 “재정적자 근본 해결은 아직”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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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초부터 다시 미 국채 매입에 나선다. 3년 동안 이어온 양적긴축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시중에 유동성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 정부의 막대한 차입 부담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다소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이 머지않아 미 국채의 주요 매입자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 시스템과 경제 규모에 맞춰 준비금(reserves)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내년 초부터 국채 매입을 재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버코어 ISI의 마르코 카시라기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내년 1분기부터 월 35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순매입해 대차대조표를 매달 약 200억 달러씩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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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크 카바나 미 금리전략 본부장은 “높은 관세 수입과 연준의 국채 매입 기대감 덕분에 재정적자 우려가 완화되면서 시장의 공급(국채 발행) 과잉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1월 4.8%에서 최근 4.1% 아래로 떨어지며 글로벌 차입비용의 기준금리가 완화되는 추세다. 3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도 9월 1.3%p(포인트)에서 현재 1%p로 좁혀지는 등 장단기 금리차가 완화되는 ‘수익률 곡선 평탄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영국·일본 등 주요국 정부가 장기물 발행을 줄이고 단기물 비중을 늘린 것도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됐다. 영국의 경우 10년 만기 국채와 스와프금리 간 격차가 4월 0.4%p에서 최근 0.25%p 수준으로 축소됐다.
FT는 “올해 미국과 영국에서는 정부 부채 발행 급증으로 투자자들이 위험 부담에 대한 더 높은 이자를 요구해 국채 금리가 스왑금리보다 높게 올랐지만, 최근 들어 그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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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라기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는 명목 GDP 성장률과 비슷한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며 “위기 시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TD증권의 겐나디 골드버그 미 금리전략 본부장은 “미국의 부채 비율이 이탈리아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영국과 프랑스 등도 여전히 재정 우려가 큰 상황이라 이번 안정세는 일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펀드매니저 마이크 리델도 “미국의 재정적자는 여전히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며, 상황이 약간 나아졌다고 해도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