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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日 첫 여성 총리 각별” 다카이치 “셔틀외교로 소통”

입력 | 2025-10-30 18:54:00

30일 경주 한일 정상회담
李대통령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
‘중요한 이웃’, 제 생각 똑같아”
다카이치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유익,
셔틀외교 활용하며 여러 급에서 소통”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한-일본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경주=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열었다. 두 정상 모두 취임 뒤 첫 대면이다. 이 대통령은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셔틀 외교를 잘 활용하며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서, 여러 급에서 소통하자”고 화답했다.

이날 두 정상은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오후 6시 2분부터 약 41분간 회담했다.

먼저 모두발언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총리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대한민국 방문을 우리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 총리님을 이렇게 처음 뵙게 돼서 참으로 반갑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달 21일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일본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다. 한일관계의 중요성은 좀 더 커지고 있다.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한 발언을 그대로 인용했다. 그러면서 “저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제가 평소에 하던 말과 똑같다”며 “놀랍게도 글자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졌다.

이 대통령은 “격변하는 국제 정세와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참으로 많은 나라”라며 “한일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총리님도 알고 계신 것처럼 양국은 국내적으로도 정말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해 나가면 이런 국내 문제들뿐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들도 얼마든지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은 수천 년 전부터 사람과 기술, 또 사상과 문화의 교류를 이어 왔다”며 “지금 총리님이 계신 이곳 경주는 총리님의 고향인 나라처럼 고대 동아시아의 인적, 문화적 교류를 꽃피우던 중심지다. 오늘 이 자리가 한일의 깊은 인연을 재확인하고 미래로 이어 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한-일본 양자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경주=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환대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그리고 조금 늦었습니다만, 올해 6월에 대통령으로 취임하신 것에 대해 축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제가 총리로 취임하고 나서 곧바로 만나 뵐 수 있어서 반갑게 생각한다”며 “APEC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화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한일 관계, 한일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큰 기념비적인 해”라며 “그간 구축해 온 한일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셔틀 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서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이 자리에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대신도 있습니다만, 여러 급에서 잘 소통하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 ‘셔틀 외교’를 재개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것. 하지만 이후 ‘다카이치 정부’가 들어서면서 셔틀 외교 약속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다카이치 총리가 전임 이시바 총리와는 달리 ‘아베(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키즈’로 불릴 만큼 극우 성향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셔틀 외교를 먼저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회담 전 기념촬영을 할 때 악수하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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