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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4인조 절도범 중 2명 체포… 박물관 직원 공모 수사

입력 | 2025-10-28 03:00:00

현장 증거품서 용의자 DNA 검출
1500억원대 보석은 아직 못 찾아
佛 경찰, 나머지 2명 행방 추적중



1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보석을 훔친 도둑들이 사용한 사다리차. ⓒ(GettyImages)/코리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침입해 8800만 유로(약 1500억 원) 상당의 왕실 보석을 훔친 용의자 4명 중 2명이 25일 체포됐다. 19일 범행 발생 후 6일 만이다. 경찰은 박물관 직원들이 용의자들과 공모한 증거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밤 30대 용의자 2명을 체포해 조직적 절도 및 범죄조직 결성 혐의로 구금했다. 당국은 2명 중 1명이 북아프리카 알제리로 도주를 시도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그를 체포했다. 나머지 1명은 파리 북부의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이민자들이 대거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센생드니 지역에서 붙잡혔다.

두 남성은 모두 센생드니 출신이며 절도 전과자다. 한 명은 프랑스 국적자, 다른 한 명은 프랑스-알제리 이중 국적자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제3자의 지시를 받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구체적인 체포 경위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로르 베퀴오 파리 검찰청장은 “수사 진행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체포 관련 정보를 서둘러 공개한 관계자들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보 공개는 약탈당한 보석들 회수와 모든 범죄자 검거를 위해 투입된 수사관 100여 명의 노력에 방해가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당국은 조만간 나머지 2명 또한 체포하고 보석들의 소재도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4인조인 이번 절도범들은 범행 당시 사다리차를 타고 루브르 내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했다. 용의자들은 최근 몇 달간 박물관의 야간 경비 교대 시간, 비상경보 작동 체계 등을 면밀히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박물관 경비 인력의 감축, 카메라 사각지대 등을 포착해 범행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들은 불과 7분 만에 프랑스 왕실 왕관 등 보물 8점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범행 후 전문 절단기 2대, 절단용 토치, 노란색 조끼, 장갑, 헬멧, 무전기 등을 버리고 도주했다. 급박하게 도주하는 과정에서 나폴레옹 3세 황제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도 떨어뜨렸다.

경찰은 이 증거품들에서 나온 범인들의 DNA, 지문, 머리카락, 신발 자국 등을 분석해 용의자들의 신원을 특정했다. 25일 용의자 중 한 명 체포에도 DNA 증거, 헬멧 내부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등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박물관 내부 직원이 범행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박물관 직원과 범인들이 나눈 메시지 및 녹음 파일 등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물관 보안 요원 1명과 용의자들의 공모 사실을 밝혀주는 디지털 포렌식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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