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증거품서 용의자 DNA 검출 1500억원대 보석은 아직 못 찾아 佛 경찰, 나머지 2명 행방 추적중
1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보석을 훔친 도둑들이 사용한 사다리차. ⓒ(GettyImages)/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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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침입해 8800만 유로(약 1500억 원) 상당의 왕실 보석을 훔친 용의자 4명 중 2명이 25일 체포됐다. 19일 범행 발생 후 6일 만이다. 경찰은 박물관 직원들이 용의자들과 공모한 증거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밤 30대 용의자 2명을 체포해 조직적 절도 및 범죄조직 결성 혐의로 구금했다. 당국은 2명 중 1명이 북아프리카 알제리로 도주를 시도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파리 샤를드골 국제공항에서 그를 체포했다. 나머지 1명은 파리 북부의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이민자들이 대거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센생드니 지역에서 붙잡혔다.
두 남성은 모두 센생드니 출신이며 절도 전과자다. 한 명은 프랑스 국적자, 다른 한 명은 프랑스-알제리 이중 국적자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제3자의 지시를 받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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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조인 이번 절도범들은 범행 당시 사다리차를 타고 루브르 내 아폴론 갤러리에 침입했다. 용의자들은 최근 몇 달간 박물관의 야간 경비 교대 시간, 비상경보 작동 체계 등을 면밀히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박물관 경비 인력의 감축, 카메라 사각지대 등을 포착해 범행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들은 불과 7분 만에 프랑스 왕실 왕관 등 보물 8점을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범행 후 전문 절단기 2대, 절단용 토치, 노란색 조끼, 장갑, 헬멧, 무전기 등을 버리고 도주했다. 급박하게 도주하는 과정에서 나폴레옹 3세 황제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도 떨어뜨렸다.
경찰은 이 증거품들에서 나온 범인들의 DNA, 지문, 머리카락, 신발 자국 등을 분석해 용의자들의 신원을 특정했다. 25일 용의자 중 한 명 체포에도 DNA 증거, 헬멧 내부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등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박물관 내부 직원이 범행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박물관 직원과 범인들이 나눈 메시지 및 녹음 파일 등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물관 보안 요원 1명과 용의자들의 공모 사실을 밝혀주는 디지털 포렌식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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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