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금융사고가 늘어나는 가운데 임원들의 성과급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사고를 낸 금융사 임원이 이미 수령한 성과급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은행의 임원 성과급은 142억 원으로 2023년(91억 원) 대비 56.0% 늘었다. 1인당 평균 수령액은 3억1521만 원 정도인데, 국민은행 임원 1인당 성과급이 3억 원을 뛰어넘은 건 최근 5년 사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의 작년 임원 성과급도 89억 원으로 2023년(48억 원)보다 85.4% 증가했다.
문제는 금융사고가 계속해서 증가 추세라는 점이다. 올 1~8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는 74건, 사고 금액은 19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62건·1368억 원)보다 각각 19.4%, 44.2%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2016년부터 올 8월까지 4대 시중은행 임원 중 금융사고 관련 제재를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자료사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5.10.21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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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회사가 금융사고 관련 손실을 먼저 메운 이후에 담당 임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제도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