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지닌 결대로 사는 이들이 있다. 자연스럽게 그런 삶을 선택하기도 하고, 갖은 애를 써서 이뤄내기도 한다. 이런 길 모두에는 대가가 따른다. 이를 비춘 두 뮤지컬을 소개한다.》
》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웃음과 찡한 여운으로 그린 가족애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에서 이혼 당한 다니엘은 유모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변장해 세 자녀를 돌보지만 상황이 점점 꼬이며 진실을 말해야 할 순간이 다가오자 고뇌한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요리법을 익히는 다니엘. 샘컴퍼니 스튜디오선데이 제공
낙천적인 성격으로 세 아이와 신나게 놀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다니엘. 어느 날 날벼락이 떨어진다. 아내 미란다에게 이혼 통보를 받은 것. 내일은 없는 것처럼 즐겁게 지내는 다니엘은 성우로, 일거리가 별로 없다. 미란다는 경제적 책임은 물론 커가는 아이들에 대한 교육 등 현실적인 고민을 홀로 짊어지고 가다 지쳤다. 아이들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는 다니엘은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변장해 미란다의 집에 유모로 취직한다.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동명 영화(1993년 개봉)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2020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프리뷰 공연을 했고, 2023년부터 올해 4월까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는 2022년 초연됐으며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다.
광고 로드중
다니엘이 단 8초 만에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변신하는 것도 볼거리다. 공연 중 20회 변신하는데, 배우들이 숱하게 호흡을 맞추며 애쓴 노력이 엿보인다.
다니엘은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아빠지만 남편으로서는 그렇지 못했음을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변신한 후에야 알게 된다. 미란다가 오랜 시간 너무나 버겁고 외로웠음을 몰랐던 것.
다니엘이 유모 역할을 하느라 좌충우돌하며 빚어지는 소동, 미란다의 사업 파트너로 미란다를 좋아하는 스튜어트를 대놓고 견제하는 모습 등이 유쾌하게 이어진다. 함께 살지 않아도, 어떤 형태로 이뤄져 있든 서로를 사랑하는 한, 가족은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깔깔대며 한참 웃다 어느새 코끝이 찡해진다. 무대에 푹 빠져들어 온전히 몰입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광고 로드중
12월 7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8세 이상 관람 가능. 8만∼17만 원.
》 뮤지컬 ‘레드북’- 나만의 색으로 삶을 채우다
뮤지컬 ‘레드북’에서 안나는 사랑에 대해 솔직하고 과감하게 쓴 소설로 당시 사회의 금기에 도전한다. 안나 역을 맡은 배우 옥주현 아이비 민경아(왼쪽부터). 아떼오드 제공
안나는 여성 문학회 ‘로렐라이 언덕’에 들어가고, 그 곳에서 발행하는 잡지 ‘레드북’에 소설을 연재하며 큰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레드북은 사회질서를 어지럽힌다는 비판을 받고 안나는 재판에 넘겨지는데….
창작뮤지컬로 2018년 초연된 후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이다. 한정석 작가, 이선영 작곡가, 박소영 연출가가 함께 했다. 여성은 재산을 소유할 수 없고 적절한 나이에 결혼하지 못하면 문제가 있다는 낙인이 찍히는 시대, 안나가 당차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앞을 가로 막은 벽을 차례로 뛰어넘는 과정을 발랄하게 그렸다.
사랑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신선한 도전은 시대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안나가 로렐라이 언덕 설립자인 여장남자 로렐라이, 로렐라이 언덕 회장 도로시와 나누는 우정은 따스함을 더한다.
광고 로드중
안나 역은 옥주현 아이비 민경아가 맡았다. 브라운은 송원근 지현우 김성식이 연기한다. 로렐라이 역에는 지현준 홍우진 조풍래가 발탁됐다. 도로시와 브라운의 할머니 바이올렛은 한세라 한보라가 연기한다.
12월 7일까지.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 13세 이상 관람가능. 6만∼13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