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방탄복에 총 무장한 ICE요원들 앞에서… 개구리-곰 의상 평화시위 나선 포틀랜드

입력 | 2025-10-13 03:00:00

시민들, 트럼프 反이민-軍투입 항의
코스튬 시위로 ‘폭력 좌파 낙인’ 조롱



‘反트럼프’ 동물 복장 시위 11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 난간에서 무장한 요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라틴계 팝스타 배드 버니(베니토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오카시오)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비판한 뒤로 토끼(버니) 가면 등 우스꽝스러운 코스튬이 시위대의 상징이 됐다. 포틀랜드=AP 뉴시스


9일 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이민세관단속국(ICE) 건물 근처에서 개구리, 곰, 공룡, 유니콘, 너구리 등의 의상을 입은 이들이 노래에 맞춰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들은 ‘함께 하면 강하다’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거리를 뛰어다녔고, 지나가는 행인들과 사진도 찍었다. 길 건너편에선 방탄복과 총으로 무장한 ICE 요원들이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11일 뉴욕타임스(NYT) 등은 야당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포틀랜드에서 동물 복장을 활용한 평화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 최근 그가 포틀랜드에 군대를 투입하려 했다가 연방법원에 의해 제지된 상황 등에 항의하는 차원이다. 특히 자신들을 ‘폭력적인 좌파 선동가’로 묘사한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한 의도가 크다고 논평했다.

시위 주최 측은 시민들로부터 동물 관련 의상을 기부받는 등 ‘코스튬 시위’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은 동물 의상을 입은 시위자들도 체포하거나 진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닭 의상을 입고 시위에 참여한 시민 잭 디킨슨 씨(26)는 “요원들이 우리를 공격할수록 그들만 더 어리석어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NYT는 “유머러스한 포틀랜드 시위대의 모습이 인터넷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퍼지면서 우파 진영이 주장하는 ‘폭력 좌파’ 낙인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18일 수도 워싱턴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군 투입 시도 등에 반발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릴 것이라고 정치매체 더힐 등이 12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제 군주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하며 “미국에는 ‘왕(king)’이 없다.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로 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