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 길이가 길수록 뇌 크기도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영국 레딩대와 더럼대 공동 연구팀은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를 관찰해 엄지손가락과 뇌의 관계성을 연구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실렸다.
■ 뇌와 손 쓰는 능력, 함께 진화했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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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고대 인류(hominins)가 다른 영장류에 비해 긴 엄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가 분석에서는 흥미로운 패턴이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조안나 베이커 박사(Joanna Baker)는 “손 전체에 비해 엄지손가락이 길면 뇌의 전반적인 크기도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 “길어진 엄지, 작은 물체 집는 능력 키워”
연구진은 긴 엄지를 가진 개체가 도구를 더 잘 다루고 효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 생존에 유리했을 것으로 해석했다.
베이커 박사는 “지능이 높아진 영장류나 인간은 행동 계획을 세우고, 손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하며, ‘이 방식이 더 효율적이구나’라는 것을 깨닫는 진화적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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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지 길이·뇌 크기만으론 설명 한계
다만 연구팀은 엄지 길이와 뇌 크기만으로는 영장류의 손재주나 뇌 진화를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표적으로 초기 인류 종인 ‘세디바’는 뇌 크기에 비해 훨씬 긴 엄지를 가지고 있었다. 베이커는 이를 “나무 위에서 생활했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또 모든 영장류에서 엄지 길이와 뇌 크기 간의 상관관계가 일정해, 단순히 엄지 길이만으로 진화를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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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근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