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이어 도심 치안 유지 명분 시카고, 민주당 전통적 강세 지역 “권위주의적 행보… 부적절” 비판
워싱턴 순찰하는 주방위군 23일 미국 주방위군이 수도 워싱턴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11일 도심 치안 유지 등을 이유로 워싱턴에 주방위군 2200여 명의 투입을 지시했다. 전시 상황도 아닌데 야당인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워싱턴에 군을 투입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무능을 강조하려는 정치적 결정을 내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에게 워싱턴에 투입된 주방위군 2200여 명이 “경찰과 협력해 멋진 일을 해내고 있다. 다음엔 다른 지역으로 가서 그곳을 안전하게 만들겠다”며 시카고와 뉴욕을 거론했다. 특히 그는 “시카고는 엉망이고 시장은 끔찍하게 무능하다”며 “시카고를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물러나라” 시민 시위 22일 워싱턴 시내에서 “트럼프는 물러나라”는 팻말을 든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카고와 뉴욕 같은 다른 민주당 강세 주요 도시에도 주방위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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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군 투입의 배경으로 “민주당 소속 시장과 주지사가 불법 이민자, 강력 범죄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겨냥한 선거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범죄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강조하며 동시에 ‘민주당은 무능하다’는 프레임을 씌워 보수 유권자를 결집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미 중서부의 중심 도시인 시카고는 1931년 이후 94년간 민주당 소속 시장만 배출했다. 또 1988년 미 대선 이후 36년간 민주당 대선 후보가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반감을 표해 왔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미 정계의 중앙무대에 등장했다. 그의 부인 미셸 여사는 시카고에서 나고 자랐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