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서 열린 ‘언두 디엠지’ 야생성-생물 다양성 회복 등 현대미술로 ‘생태계 복원’ 담아
꿀벌, 두루미, 희귀한 새들과 자생 넝쿨식물까지.
반세기 넘게 사람의 발길이 끊긴 비무장지대(DMZ)는 전쟁과 분단의 상흔이 가득하다. 하지만 생물들 입장에선 야생에서 다양성이 공존하는 땅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각에서 DMZ를 바라본 예술가들의 작품을 모은 현대미술 전시 ‘DMZ OPEN 전시: 언두 디엠지(UNDO DMZ)’가 11일 경기 파주시 DMZ 일대에서 개막했다.
통일촌 수매창고의 양혜규 작품 ‘디엠지 비행’, ‘가마벌 신당’, ‘등대벌 이중맨션’.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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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그리브스에서는 버려지는 텐트, 군복, 낙하산을 이용해 옷으로 재탄생시킨 래코드의 ‘전장에서 일상으로: 군용 소재’가 중앙에 설치됐다. 그 뒤편으로 방탄복에 사용되는 아라미드 원사를 재활용해서 버섯 형태로 만든 오상민 작가의 ‘쏘일 투 쏘울’이 보인다. ‘학의 눈밭’은 홍영인 작가가 DMZ의 두루미를 관찰하고 만든 작품으로 하얀 모래 위에 여덟 쌍의 두루미 신발을 만들어 올려놓았다. 두루미를 익명의 집단이 아닌 각기 다른 신발을 신는 개별적인 존재로 본다는 의미를 담았다.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의 오상민 작품 ‘빛 자연과 선의 틈에서’. 경기도 제공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은 “70여 년간 긴장과 전쟁의 잔재로 남아있던 비무장지대가 자연 스스로의 힘으로 회복되는 과정을 예술가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시도”라며 “DMZ의 미래를 바라보는 새로운 지형을 열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11월 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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