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짜뉴스…소유주 머독 등 고소”
AP 뉴시스
17일 WSJ에 따르면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인 기슬레인 맥스웰은 2003년 엡스타인의 생일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수십 명의 엡스타인 친구들로부터 편지를 받아 일종의 앨범을 만들었다. WSJ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쓴 편지를 직접 검토했다”고 했다.
WSJ은 “트럼프의 편지는 앨범에 있는 다른 편지들처럼 음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타이핑된 몇 줄의 문장이 있는데, 그 문장들은 두꺼운 마커로 직접 그린 것으로 보이는 나체 여성의 윤곽선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보도했다. 또 작은 곡선 두 개를 그려 여성의 가슴을 표현했고, 허리 부분에 ‘도널드’라는 서명을 구불구불하게 적어 음모처럼 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편지는 ‘생일 축하한다. 그리고 매일매일이 멋진 비밀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끝맺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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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파일은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체포된 뒤 2019년 교도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억만장자 금융인 엡스타인의 성 추문 사건이다. 엡스타인의 사망 이후 그에게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는 등 음모론이 끊임없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딥스테이트(막후 실세 관료 집단)가 민주당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엡스타인 파일을 숨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당선되면 파일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해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하지만 이달 초 법무부가 엡스타인 ‘고객 명단’이 존재하지 않고 타살 증거도 없다고 밝혀 강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의 거센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