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에게 명함과 예약 문자를 보낸 예약자. 자영업자 온라인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장어집을 운영하는 A 씨가 “노쇼 범죄를 막았다”는 사연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 삼성전자 보안팀 명함 보내며 “이재용 회장 오시니 와인 구매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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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바쁜 시간대에는 예약을 거의 받지 않지만 수요일 오후에 전화로 20명 예약을 해달라고 아주 정중히 전화가 왔다. 평일이어서 예약을 받았다”며 “(예약자가)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며 메뉴판을 요청해 사진을 찍어 보내줬다. 저를 안심시키려는지 장문의 문자와 명함을 보내왔다”고 말하며 문자와 명함을 찍은 사진을 같이 올렸다.
A 씨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예약자는 자신을 ‘삼성타운 물리보안팀 김○○ 대리’라고 소개했고 예약 시간, 인원, 메뉴 등을 적어 보냈다. 또 ‘삼성타운’이라는 글자와 함께 소속팀, 전화번호, 메일 주소 등이 적힌 명함을 보내왔다. 명함에 적힌 그의 소속은 삼성전자 보안팀이었다.
이후 A 씨는 예약 당일 오후 3시경 예약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전화가 와서는 ‘이재용 회장님이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소리와 함께 시중에 팔지 않는 와인을, (보내준) 링크에서 오후 7시까지 구매해 달라고 하더라”고 했다.
■ 이메일 주소 이상해 ‘촉’ 왔다… “그냥 딴 데 가서 회식하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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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예약자에게 “그냥 딴 데 가서 회식하라고 했다”답하며 예약을 거절했다. 그는 “우리 가게는 원래 바쁜 곳이라 상관없지만 정말 이런 예약 전화를 받고 20명 안 올까 봐 링크에 들어가서 와인을 결제하는 일이 벌어질 것 같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이재용 가는데 대리가 예약하겠냐”, “식당 사장님들은 대부분 당한다”, “사장급 식당을 보안팀에서 예약하나”, “노쇼 사기꾼들 좀 잡았으면 좋겠다” 등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