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조사자 자격’ 신경전…특검 강경 국무위원 줄소환 ‘하자 있는 국무회의’ 입증 주력
이주호(왼쪽) 교육부 장관과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혐의를 수사 중인 특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0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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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내란 특검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이 지난달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조사 이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 등을 연이어 부르며 ‘하자있는 국무회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윤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한 만큼 5일 윤 전 대통령 2차 조사에선 1차 때보다 강도 높은 수사를 이뤄질 전망이다.
●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이주호까지 연이어 조사
4일 특검은 이 부총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이 부총리를 상대로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 상황에 대해 조사를 했다. 이 부총리는 12월 4일 새벽에 열린 비상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에는 참석했지만,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에는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리는 국회 등에서 불참 이유에 대해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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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계엄 동조 의혹을 받고 있는 국무위원들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장관은 안가회동 의혹, 이 전 장관은 안가회동 및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다만 박 전 장관 측 변호인은 “현재까지 내란 특검으로부터 출석 등 연락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특검은 ‘비상계엄 사후 문건 조작’ 의혹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30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1부속실장, 2일 한 전 총리, 3일 김 전 수석 등을 연이어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이들이 비상계엄 이후 사후 계엄 선포문을 작성하는데 관여했다고 보고, 이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5일 2차 조사에서도 윤 전 대통령의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과정에서의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 ‘尹 변호인 수사 방해’ 수사관 파견 등 압박
특검은 박 전 처장에 대한 조사도 4일 진행했다. 전날 김성훈 전 차장에 이어 연이은 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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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1차 조사 후 연이어 진행한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외에도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대한 수사방해 의혹을 수사할 경찰관을 추가로 파견 받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수사 방해 의혹 수사를 위해) 경찰관 3명을 어제자로 파견받았다”며 “관련 수사 이뤄질것이고, 구체적 사실관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특검은 1차 조사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이 조사자 자격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던 수사진을 그대로 2차 조사 때도 투입할 방침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대면조사에 나선 특검팀의 박창환 경찰청 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검사 신분이 아니라는 점 등 문제 삼아 오전 조사 후 약 3시간 동안 조사를 거부하기도 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고검 청사 정문으로 공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특검은 1차 조사 이후 한 전 총리, 김 전 수석, 이 부총리 등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는 물론 외환 혐의 관련 군 관계자 다수도 이미 조사를 마치며 혐의를 더욱 다져놓은 상태다. 박 특검보는 “외환 관련 부분에 대해선 상당수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특검이 1차 조사 이후 윤 전 대통령 측의 심리를 압박하는 측면에서도 다양한 관계자들을 조사했을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 수사 외적으로도 변호인들에 대한 수사까지 하며 압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