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언 소설가
광고 로드중
경기 파주시 금촌동은 명실공히 파주의 중심지다. 경의중앙선이 지나고 지하철역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레 교통과 물류의 허브가 됐다. 인근 공단에 취업한 외국인도 많고 군인들의 왕래도 빈번해서 다른 소읍들과 달리 늘 북적댄다. 금촌은 5일장이 제대로 지켜지는 전통이 살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5일장이 서면 서울에서까지 장을 보러 온다고 한다. 금촌의 옛 이름은 ‘새말’인데, 일본인들이 쇠말(마을)로 잘못 알아들으면서 지금의 지명 금촌이 됐다고 한다.
경기 파주시 금촌동 ‘덕성원’의 짬뽕.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옛날 음식’을 낸다. 김도언 소설가 제공
1983년 문을 연 덕성원의 이름에는 ‘정성을 담아내는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어느새 40년 성상을 넘었다. 지금은 이들 부부의 자녀들이 4대째 경영을 이어받기 위해 함께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광고 로드중
오랜 세월 사랑받는 노포들이 예외 없이 그러하듯 덕성원 역시 좋은 재료를 쓴다. 이를테면 양파만 해도 다듬을 때 맛 좋고 선도 높은 안쪽 부위를 사용하기 위해 껍질을 두 겹이고 세 겹이고 아끼지 않고 벗겨낸다고 했다. 여기까지 들으니 자존심과 함께 기품마저 느껴진다. 시골 중국집에서 예기치 않게 발견하게 된, 자신을 속이지 않는 자부심이야말로 어쩌면 무간지옥 같은 세속에서 자신의 삶을 온존시키는 비급이 아닐까.
덕성원 음식이 맛도 있지만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 것은 이들이 20년째 실천하고 있다는 미담 때문이다. 인근 보육원 아이들과 북한 이탈 주민들을 정기적으로 초대해 음식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민이 단순한 식객이 아니라 가족이고 친구라고 믿는 마음이 있지 않고서야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겠는가. 덕성원, 이름의 무게를 알고 그 의미를 실천하는 곳이니 존경받아도 좋을 노포다. 경의중앙선 금촌역은 서울 서대문 지역에서도 40분이면 닿는다. 이번 주말에라도 꼭 들러 보시길 바란다.
김도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