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관광객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2024.5.19/뉴스1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 주가는 이날 장 초반 주당 100만1000원을 기록한 후 94만6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양식품 주가가 주당 100만 원을 넘은 건 한국거래소 기준으로 처음이다. 이날 종가 기준 삼양식품의 시총은 7조1262억 원에 달한다.
몇 년 전부터 해외 곳곳에서 K-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삼양식품의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10일, 32만55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시가총액 2조4520억 원을 기록해 기존 라면업계 시총 1위이던 농심(당시 2조4483억 원)을 제쳤다. 이후 1년 만에 주가가 3배 이상 오르며 주당 100만 원 ‘황제주’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계속해서 오르는 주가를 엔비디아에 빗대 ‘면비디아(라면+엔비디아, 엔비디아처럼 주가가 계속 오르는 라면업체라는 뜻)’라는 별명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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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점도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됐다. 해외에 일부 생산 시설을 둔 경쟁업체와 달리 삼양식품은 수출용 라면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에 유리한 구조다.
삼양식품 오너인 김정수 부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활동도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 참석해 현지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한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일본 케이콘(KCON) 2025에도 참가해 불닭을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가 뿐 아니라 실적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매출 1조7280억 원으로 2020년 6485억 원 이후 4년 만에 매출이 2.5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53억 원에서 3446억 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2016년 26%에 불과했던 해외 매출 비중은 2020년 57%, 지난해엔 77%까지 올랐다.
삼양식품 안팎에서는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착공한 3만4576㎡ 규모의 밀양2공장이 올해 하반기(7~12월) 가동을 시작하며 공급 역량을 추가로 확보하기 때문이다. 연간 최대 5억6000개의 라면을 생산하는 2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공장을 합해 연 24억 개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양2공장이 가동되면 공급 부족도 해소돼 해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삼양식품 입장에선 주가 상승을 이끄는 호재가 남아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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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양식품의 주가 상승은 해외 시장에 대한 기대감에서 상당수 비롯됐다”며 “해외 사업 확장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어 향후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