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지정 한달간 매수심리 꽁꽁… “하루종일 문의전화 한 통 없어” 강남3구-용산 한달간 거래 69건… 재지정 이전 2936건의 2.3% 규제 제외된 경매 수요는 늘어
● 허가구역 확대 후 가격-거래량 모두 감소
1개월 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이전 가격보다 싸게 거래되는 하락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2월 허가구역 해제 이후 급등했던 가격이 해제 이전 수준으로 내리는 분위기다.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면서 수요자들이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보자’며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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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거래량도 절벽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허가구역 확대 지정 후 1개월(지난달 24일∼이달 23일)간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 거래량은 69건이었다. 확대 지정 이전 1개월(2월 21일∼지난달 23일) 거래량 2936건의 2.3% 수준이다. 서초구 거래량은 493건에서 1건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용산구(321건→6건), 송파구(1101건→30건), 강남구(1021건→32건)도 거래가 줄었다.
허가구역 해제 이후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당시엔 강남권을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리면서 거래량과 가격 모두 폭등했다. 이 때문에 KB부동산이 집계하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지난달 3.45% 오르면서 2019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가격이 높은 대단지 아파트 50곳의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으로, 50곳 중 32곳이 강남 3구 소재 단지다.
● 경매 등 규제 사각지대로 수요 몰려
일각에선 허가구역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매 시장이 대표적이다. 경매로 아파트를 매수하면 2년 실거주 의무 등 허가구역 규제를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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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허가구역 재지정은 과열된 시장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면서도 “거래량은 줄었지만 장기적인 가격 안정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