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통상전쟁] 부가세-덤핑-정부보조금 등 거론 관세전쟁 이어 환율전쟁 나서면, 트럼프판 ‘제2 플라자 합의’ 가능성 관세 탓 달러화 가치 급격히 하락… 원화 가치 낮은 韓, 타깃 될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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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환율 조작’을 세계 각국이 미국에 취한 ‘비관세 부정행위(NON-TARIFF CHEATING)’ 중 첫 번째로 거론했다. 상대국의 인위적인 환율 조작이 미 달러 강세를 불렀고, 이로 인해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단 문제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관세 전쟁에 이어 ‘환율 전쟁’이 본격화되며 엔화 가치를 끌어올린 1985년 ‘플라자 합의’와 비슷한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가 체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23,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이 기간에 인위적 달러 약세 등 환율 의제를 비중 있게 거론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G20 회의 기간에는 한미 재무·통상장관이 참여하는 ‘2+2’ 고위급 통상 협의도 열린다.
● 관세 이어 ‘환율’ 공격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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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또한 주요 통상국들이 미국의 통화 합의를 수용하도록 고율의 징벌적 관세로 압박하고, 안보 위협도 가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폭격’ 수위를 올리더니 최근엔 방위비 분담 등 안보 사안까지 ‘패키지’로 묶어 협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트럼프 행정부가 환율 카드까지 협상에 들이밀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비중이 커진 것도 환율 공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배경으로 지목한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환율통’으로 꼽힌다. 그는 이번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와 한미 ‘2+2’ 고위급 통상협의에 모두 참석한다.
● 韓, 美 통화 압박 타깃 될 수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입을 가리고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귓속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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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1일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 협상 중인 상대국에 중국과의 무역 제한 등을 압박할 경우 ‘대등한’ 반격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최근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관세 폭격을 집중적으로 맞는 등 통상전쟁의 핵심 타깃으로 여겨져 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중국은 어떤 국가가 중국의 이익을 희생한 대가로 (미국과의) 거래를 달성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