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영감’ 세 번째로 봉감독 선택한 아카데미영화박물관 홈마 관장 인터뷰
지난달 23일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디렉터스 인스퍼레이션: 봉준호’. 벽면엔 봉준호 감독이 영향받은 영화 포스터가 여럿 걸려 있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의 에이미 홈마 관장은 10일 동아일보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이 한 마디를 유독 강조했다. 봉 감독이 2020년 영화 ‘기생충’(2019년)으로 제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남겼던 소감이다. 홈마 관장은 “미 영화 팬들에게 한국 감독의 전시를 처음으로 선보이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데 적절한 표현”이라고 짚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의 에이미 홈마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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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박물관 2층 전체를 활용해 구성됐다. 중심부에는 봉 감독이 실제 작업에서 사용했고, 영화 ‘설국열차’(2013년) 마지막 장면에도 나왔던 책상이 놓여있다. 벽면엔 수십 장의 스토리보드가 걸렸고, 책장에는 각 영화와 관련된 소장품과 메모가 전시됐다.
전시엔 봉 감독의 창작 원천을 보여주는 기록도 다수 포함돼 있다. 연세대 영화 동아리 활동 당시 작성한 문서, 초기 습작 노트, ‘기생충’ 촬영 현장에서 감독이 직접 찍은 사진 등이다. 푸에츠 큐레이터는 “배우 조여정, 이선균이 함께 웃는 장면이 담긴 사진은 연출가가 아닌 동료이자 기록자로서의 봉 감독을 보여준다”며 “영화라는 공동작업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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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츠 큐레이터는 “‘살인의 추억’(2003년) 대본 옆 메모, ‘플란다스의 개’(2000년) 촬영 당시 작성한 콘티를 보면, 그는 끊임없이 영화를 공부하는 감독이란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고도 했다.
이번 전시는 CJ ENM이 아카데미영화박물관과 한국 영화의 세계화를 위해 올 3월 체결한 3년 파트너십의 첫 결과물이다. CJ ENM은 올 1월 창립 30주년을 맞아 독보적인 성과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비저너리(Visionary)’ 작품으로 봉 감독의 ‘설국열차’, ‘기생충’을 선정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