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에 합의한 뒤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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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는 돈(보험료율)은 13%, 노후에 받는 돈(소득대체율)은 43%로 높이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그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18년 만의 국민연금 개혁이고, 28년 만의 보험료율 인상이다. 이로써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은 8∼15년 늦춰진다. 그럼에도 청년층에게 그들이 노인이 됐을 때 연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심어주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이번 개혁으로 근로자·기업이 절반씩 부담해 9%를 내던 보험료율은 내년부터 0.5%포인트씩 8년간 인상돼 13%로 높아진다. 올해 41.5%이고 2028년까지 40%까지 낮아질 예정이었던 소득대체율은 내년부터 43%로 오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공적연금 평균 보험료율은 18.2%, 소득대체율은 50%다. 내는 돈, 받는 돈 모두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격차는 다소 좁혀졌다.
개혁 전 2056년으로 예상됐던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은 2064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금을 투자해 벌어들이는 수익률을 현재의 4.5%에서 5.5%로 끌어올릴 경우 바닥나는 시점은 2071년으로 더 늦어진다. 83.5세인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을 고려할 때 지금 나이가 30대 후반 이상인 한국인들은 평생 연금을 받는 데 별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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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민연금 제도는 적게 내고, 많이 받는 불완전한 구조로 출발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세계 최악의 저출산까지 겹쳐 끊임없이 개혁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부담만 지고, 혜택은 못 받을 거란 청년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연금을 둘러싼 세대 갈등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뇌관이 될 것이다. 이번 개혁은 끝이 아닌 시작이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