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침요법 흔적…긴장성 두통 일으켜 1cm 얇은 순금 주입…염증-2차감염 부작용
정의학과 전문의 양성관씨가 공개한 환자 엑스레이 사진. 양성관 씨 SNS 캡처
의사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양성관 씨는 최근 자신의 SNS에 ‘한국형 진료’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을 올렸다.
양 씨는 “엑스레이에서 1cm 크기의 다수의 이물질이 발견됐다”며 “기생충인가? 전기칩인가? 외국이었다면 특이한 환자 사례로 ‘케이스 리포트’에 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그러면서 “이물질이 무릎이나 허리에서 자주 발견되지만, 이번에는 머리에서 보였다”고 덧붙였다.
‘금침요법’은 금실매선요법을 말하는 것으로 얇은 순금을 1cm 미만의 길이로 자른 뒤 통증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침이 몸속에서 해당 부위에 지속적인 자극을 줘 치료 효과를 높인다고 하지만 이물질이 남아 염증 악화와 2차 감염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양 씨가 금침요법을 무수히 받아온 환자에게 내린 진단은 ‘긴장성 두통’이었다. 환자는 양 씨에게 ‘머리 중앙이 자주 아파 침 치료를 받고, 신경과에서 MRI도 찍었지만 이상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국제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나온 65세 한국 여성의 무릎 엑스레이 사진.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 캡처
광고 로드중
2014년 임상 의료분야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65세 한국 여성의 무릎 엑스레이 사진이 실려 금침시술에 대한 위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당 여성은 퇴행성 관절염이 낫지 않자 통증 완화를 위해 ‘금침 요법’을 받았다. 통증 완화를 위해 계속 침을 주입하다 보니 무릎에 박힌 침의 개수가 수백 개가 넘었다.
미국 보스턴대학 방사선과 알리 게르마지 교수는 “신체는 이물질이 들어오면 이를 제거하려는 방어 작용을 수행하기에 해당 과정에서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또한 침들이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동맥과 같은 중요 부위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