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이후 첫 연출한 봉준호 감독 “역사속 여러 독재자 모습 녹여 나라마다 자기들 역사 투사시킨듯” 영화속 외계생명체 외모 설명도
20일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펄로, 스티븐 연(왼쪽부터). 봉 감독은 간담회에서 “영화를 찍을 때마다 온몸이 갈려 나가는 건 (영화 속 복제인간) 미키와 같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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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존재했던 다양한 정치적 악몽들, 여러 독재자의 모습이 녹아 있어서 나라마다 자기들 역사를 투사시켜서 보는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56)은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신작 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속 독재자 ‘마샬’(마크 러펄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을 풍자한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 이렇게 반박했다.
‘미키 17’은 복제 인간이 가능해진 근미래를 다룬 작품이다. 봉 감독이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영화 ‘기생충’(2019년) 이후 처음으로 연출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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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복제 미키’까지만 있는 원작 소설에 비해, 영화는 ‘18번째 미키’까지 존재한다. 여러 숫자 중 18을 정한 것에 대해 봉 감독은 “영화는 ‘17’과 ‘18’의 경계선에 서 있는 미키의 ‘성장 영화’”라며 “미키18은 성인이 되는 나이인 18세를 상징한다”고 했다. 흥행 부담을 느끼지 않느냐는 물음엔 “영화를 찍을 때마다 온몸이 갈려 나가는 건 미키와 같다”며 “7번째 작품인 ‘기생충’을 만들 땐 ‘봉7’, 8번째 작품인 ‘미키 17’을 만들 땐 ‘봉8’이 된다”고 농담했다.
20일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배우들은 봉 감독을 치켜세웠다.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년) 이후 10년 만에 내한한 미국 배우 러펄로는 “‘어벤져스’ 시리즈를 함께 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번에 저를 무척 부러워했다”며 “봉 감독은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하나”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미키의 친구 ‘티모’ 역을 맡은 재미교포 배우 스티븐 연도 “세상을 바라보는 봉 감독의 눈빛이 아름답다”고 극찬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