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97명… 13년만에 400명 이하 뇌사 추정자는 1년전과 큰 차이 없어 “뇌사판정 지체-가족상담 여력 안돼” 이식 대기자 수-대기 기간 늘어
지난해 뇌사 장기기증자가 397명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17.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뇌사 장기기증자가 400명 이하를 기록한 건 2011년 368명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장기간 지속된 의료 공백이 기증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의료인력 부족으로 뇌사 환자 가족을 상담하고, 뇌사 추정 환자를 파악할 여력이 줄면서 공여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 지난해 뇌사 장기기증 18%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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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공백 상황에서 소생 가능한 환자에게 의료 자원이 집중되면서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은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기증을 고민하는 동안 환자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하는데, 의료 공백 상황에선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뇌사 판정을 위해선 빨리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데 지난해 이런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기증원의 뇌사 추정자 접수 건수는 2023년 2921건에서 지난해 2986건(잠정치)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기증자 수만 감소했다.
뇌사 판정이 지체되면서 장기 상태가 나빠져 기증을 못 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조광욱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중환자실 전담 의사가 부족하면 뇌사 판정도 지체된다. 그사이 패혈증이나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기증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이식 기다리다 하루 8명꼴 숨져
국내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는 2023년 말 기준 178만3283명으로 전체 인구의 3.4%에 불과하다. 인구 100만 명당 뇌사 장기기증자는 약 8명으로 스페인(46명), 미국(44명), 영국(21명) 등에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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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