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 배분 위해 4일까지 접수 대학들 “이번이 기회” 증원 적극적 병원 확장 앞둔 곳들도 정원 늘릴듯 일부 학장, 한자릿수 제출 등 반발도
정부가 4일까지 진행 중인 의대 증원 수요조사에서 경북대가 “현 정원(110명)을 150%가량 늘려도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할 방침으로 확인됐다. 경북대 외에도 상당수 대학이 대규모 증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달 중으로 예정된 교육부의 정원 2000명 배분 작업도 무리 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1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북대의 경우 의대 교수 55%가 증원에 찬성하는 상황”이라며 “신입생 정원을 현재 110명에서 250∼300명으로 늘려 달라고 4일 교육부에 전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원을 현재의 2.3∼2.7배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홍 총장은 “1981년만 해도 한 학년 정원이 240명이었다”며 “그 시절 많을 때는 300명을 대상으로도 수업을 했으니 정원을 늘려도 충분히 감당이 가능하다”고 했다. 또 “경북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증원은 불가피하다”면서 “증원을 반대하는 전공의와 재학생을 상대로 대화와 설득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대가 있는 대학 40곳은 지난해 수요조사에선 2151∼2847명 증원을 희망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정부의 2000명 증원 발표의 근거 중 하나가 됐다. 현재 의대 정원은 3058명이다.
전공의와 의대생, 일부 의대 교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대학 본부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의대 정원을 늘릴 수 있을지 모른다”며 증원에 적극적이다. 또 상당수 대학은 향후 병원 확장 및 분원 설립을 위해 더 많은 의사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대가 등록금이 높은 만큼 재정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인기 학과다 보니 학령인구 절벽에도 우수 인재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하지만 의대 학장 중 상당수는 전공의와 재학생 반발 우려 등을 들며 대학 본부의 요구에도 증원에 소극적이다. 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최근 “350명 증원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경북대도 의대에서 낸 증원 희망 규모는 20∼30명 정도였지만 대학 본부에서 대규모 증원을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일부 의대는 희망 증원 규모를 대학 본부에 아예 내지 않거나 한 자릿수로 낸 걸로 안다”고 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