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등 OTT서 인기 ‘솜방망이 처벌’ 대중의 공분 건드려 사법당국 대신 개인이 범죄자 심판 “사적 복수 정당한가” 논쟁 부르고, 악에 맞서는 폭력의 부조리 고발도
드라마 ‘살인자o난감’ 중 형사 장난감(손석구)이 살인자 이탕(최우식)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 이 드라마는 선악의 경계에서 사회 정의를 묻는 ‘다크 히어로’ 콘텐츠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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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쓰레기들을 그냥 청소한 것뿐이다.”(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o난감’ 중)
“법에는 구멍이 나 있다. 이제 내가 그 구멍을 메우겠다.”(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비질란테’ 중)
최근 선악의 경계에서 사회 정의를 묻는 ‘다크 히어로’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존 히어로물이 착한 영웅 위주로 전개된다면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다크 히어로는 인간 심리의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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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비질란테’에서 김지용(남주혁)은 범죄자를 직접 심판한다. 디즈니플러스 제공
다크 히어로가 각광을 받는 건 악랄한 범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고 있다는 대중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지난해 2월 방영돼 최고 시청률 21%를 기록한 SBS 드라마 ‘모범택시 2’처럼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한 복수극이 현실에 답답해하는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줬다는 것.
이와 관련해 ‘살인자o난감’과 ‘비질란테’를 비롯해 지난해 8월 방영돼 사형제 논쟁을 촉발시킨 SBS 드라마 ‘국민사형투표’ 모두 웹툰이 원작이다. 독자들의 실시간 반응에 민감한 웹툰 원작들이 범행에 비해 법적 처벌이 미약하다고 여기는 대중의 공분을 제대로 건드렸다는 시각도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사법기관에 의한 공적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대중의 분노가 다크 히어로 열풍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크 히어로물은 악을 신속하고 통쾌하게 처단하는 방법이 결국은 폭력이라는 부조리함을 고발하기도 한다. ‘살인자o난감’에서 형사 장난감(손석구)이 이탕을 향해 “네가 뭐 신이라도 되냐? 네가 뭔데 벌을 줘?”라고 묻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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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