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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선율, 겨울밤 한국인 마음 적신다

입력 | 2024-02-13 03:00:00

바르샤바 필하모닉 6년만에 내한
13, 14일 부천-예술의전당서 공연
블레하치-선우예권 협연 나서



안제이 보레이코 


5년마다 전 세계 피아노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며 한국의 피아노 음악 팬들에게는 밤을 꼬박 새우게 만드는 쇼팽 국제 피아노콩쿠르. 그 무대의 협연 오케스트라이자 ‘쇼팽과 비에니아프스키의 나라’ 폴란드를 대표하는 악단인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6년 만에 한국을 찾아온다. 야체크 카스프시크의 뒤를 이어 2019년부터 이 악단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안제이 보레이코가 지휘봉을 든다. 13일 오후 7시 반 경기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14일 오후 7시 반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제1차 세계대전의 결실로 폴란드 공화국이 탄생하기도 전인 1901년 창단됐다. 창단 직후부터 그리그, 라흐마니노프, 라벨, 생상스 등이 지휘대에 서고 피아니스트 루빈슈타인과 호로비츠, 바이올리니스트 사라사테와 하이페츠 등 당대를 대표하는 음악가들이 협연에 나서면서 명성을 쌓아갔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바르샤바 필하모닉 홀이 완파되고 수많은 단원이 목숨을 잃는 등 아픔의 역사도 겪었지만 폴란드의 문화적 얼굴인 쇼팽과 비에니아프스키뿐 아니라 동시대 작곡가인 루토스와프스키, 펜데레츠키 등의 작품도 독보적인 깊이로 소화하며 다시금 유럽 대표 악단 중 하나로 떠올랐다. 유럽 악단으로서는 독특하게 영화음악과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제작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이 악단은 2004년 안토니 비트 지휘 백건우 협연으로 내한 공연을 가졌으며 2016년 쇼팽 콩쿠르 입상자들의 아시아 투어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2018년에는 야체크 카스프치크 지휘로 2010년 쇼팽 콩쿠르 2위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잉골프 분더와 내한한 바 있다. 2006년 당시 음악감독 안토니 비트가 지휘한 백건우 협연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전곡 등 앨범을 내놓았고 2017년 카스프치크가 지휘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의 비에니아프스키와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앨범도 한국 팬들에게 친숙하다.

라파우 블레하치 

13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에서는 2005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폴란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치가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한다. 블레하치는 2019년 김봄소리와 도이체그라모폰 레이블로 쇼팽 드뷔시 등의 듀오곡을 담은 음반을 발매하고 지난해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듀오 콘서트를 여는 등 긴밀한 호흡을 선보여 한국인들에게 특히 친숙한 얼굴이다. 콘서트 후반부에는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으로 불리는 브람스의 교향곡 2번이 연주된다.

선우예권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에서는 2017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1위에 오르며 5년 뒤 임윤찬까지 ‘한국 밴 클라이번 2연속 우승’의 초석을 쌓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이 악단의 상징곡과 같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후반부 프로그램은 ‘춤의 신성화’로 불리는 베토벤의 교향곡 7번이다.

13일 부천아트센터 콘서트 6만∼17만 원.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 6만∼19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