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간 총 97만6922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평균 이용객은 19만5384명으로 지난해 연휴 하루 평균 여객 12만 7537명 대비 53.2% 늘어난 규모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명절(설·추석) 연휴 실적 중 최고치에 해당한다. 2024.2.8. 뉴스1
“이렇게 온 가족 다같이 놀러 가는 건 처음이라 엄청 설레죠.”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유현씨(58)는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 잔뜩 들뜬 모습이었다. 유씨는 “딸이 이번에 대기업에 취업해 취업 축하 겸 놀러 간다”며 “친척을 보는 것도 좋지만 딸 취업으로 같이 보내는 시간이 잘 없어서 부모님도 이해해 주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날 인천공항은 가족, 친구, 연인 등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들로 북새통이었다. 카페와 식당도 탑승 전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려는 이들로 가득 찼다. 공항 안내 직원 A씨는 “그저께 근무했을 때보다 사람이 많다”며 “시간 여유를 잡고 수속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다낭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는 40대 남성 김모씨도 그 중 한명이었다.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내내 초등학생 아들은 가방 주변을 폴짝거렸다. 김씨는 “원래 명절을 챙기는데 부모님께서 그냥 (여행을) 다녀오라고 하셔서 편한 마음으로 가는 중”이라며 “몇 년 만에 시간 내서 가는 여행이라 설레고 기대된다”고 웃었다.
가족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는 30대 여성 김모씨는 “친척들보다는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며 “맛있는 쌀국수 먹고 느긋하게 쉬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오고 싶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역에도 귀성길 열차에 타려는 사람들이 빼곡했다. 일부 시민은 자리가 없어 바닥에 앉아 대기하다가 곧 출발한다는 방송이 나오자 열차를 확인한 뒤 탑승장으로 급히 뛰어 내려갔다.
얼마 전 취업에 성공한 20대 여성 신모씨는 동생과 함께 진주에 사시는 부모님께 드릴 영양제와 목도리를 한가득 챙긴 모습이었다. 양손에 짐을 가득 든 탓에 손까지 빨개진 신씨는 “취준(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서 명절 때마다 기분이 좋진 않았는데 올해 명절은 홀가분하다”며 “빨리 집에 가서 부모님을 뵙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방에서 서울로 딸을 만나러 온 시민도 있었다. 창원에서 올라온 70대 여성 박모씨는 “시골에 살아 한 10년 동안 본 사람 수만큼 지금 (서울역에서) 보는 것 같다”며 “올해는 딸 집에서 쉬고 서울 나들이 좀 하다가 돌아갈 것”이라고 웃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설 연휴 특별교통대책기간(8~12일) 중 총 2852만명, 하루 평균 570만명(전년 대비 2.3% 증가)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귀성 출발은 설 전날인 9일 오전, 귀경 출발은 설 다음 날인 11일 오후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