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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설연휴 뒤 총파업 돌입” 반발… 복지부는 “집단행동 금지명령” 강경

입력 | 2024-02-07 03:00:00

[의대 입학정원 2000명 확대]
양측 어제 회동 4분만에 퇴장
불법 파업땐 면허정지 등 예고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부 발표가 예정된 6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06. 뉴시스


정부가 6일 내년도 전국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의사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며 ‘설 연휴 직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등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리고 보건의료 위기 단계는 ‘관심’에서 ‘경계’로 두 단계 올렸다.

복지부와 의협은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제28차 의료현안협의회를 열었다. 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마련된 자리였지만 양측은 각자 입장문만 읽고 4분 만에 퇴장했다. 이 자리에서 의협 측 협상단장인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의료계 목소리를 외면하면 전국 14만 의사와 의대생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회의에서 의대 정원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의견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맞받았다.

또 이날 오전 의협은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설 연휴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총파업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2000년 의약분업, 2014년 비대면 의료, 2020년 의사 증원 이슈로 파업을 했는데 역대 4번째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입원 병동과 수술실 등 필수의료 최일선에 주로 근무하는 전공의 중 상당수도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전공의 1만여 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88.2%가 “단체 행동 시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대전협은 연휴 기간인 12일 온라인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전공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대형병원 중환자실 등에서 대규모 진료 차질 등이 빚어질 수 있다.

복지부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의협 집행부 등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를 명령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이 명령을 어기면 면허 정지 처분을 받거나, 형법상 업무방해 또는 교사·방조범으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료인이 환자 곁을 지키지 않고 불법적 행동을 할 경우 법에 부여된 의무에 따라 원칙과 법에 의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등이 총파업과 집단 휴진 등 집단 행동에 나설 경우 정부는 의료법에 따라 업무개시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업무개시 명령을 받고도 즉시 병원에 복귀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과 함께 의사 면허를 박탈당할 수 있다. 2020년 파업 당시에도 복지부는 전공의 10명을 고발했다가 이후 한발 물러서며 취하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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