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드중
한국 장애인태권도의 희망 주정훈(29·SK에코플랜트)이 금빛 발차기로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주정훈은 25일 중국 항저우 샤오산 궈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남자 K44 겨루기 80㎏급 결승에서 이란 알리레자 바흐트를 15-1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권도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 가운데 초대 우승자에 올라 아시안패러게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광고 로드중
이어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세계 랭킹 최상위권 선수들을 모두 제압하면서 정상급 기량을 입증했다.
주정훈은 경기 후 “무릎에 큰 부상이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시합에 들어가니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힘이 센 상대를 만나 고전했지만 상대 실수를 이용해 이길 수 있었다”며 “내년까지 열심히 달려서 파리패럴림픽에서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겠다”고 밝혔다.
경기 초반 회전 발차기로 연속 5점을 따낸 주정훈은 상대와의 거리를 조정하면서 달려드는 알리레자에 받아치는 발차기로 응수했다. 6-2로 앞선 경기 중반엔 오른 다리를 상대 무릎에 부딪혀 주저앉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뒤 파상공세로 점수를 주고받고 나서 오른발로 정확히 상대 몸통을 가격해 앞서갔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두고 난타전을 펼친 끝에 2점 차 승리를 거둔 주정훈은 헤드기어를 벗어 던지며 기쁨을 만끽했다.
광고 로드중
8강전 후 주정훈은 “몸이 풀리지 않았다.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기”라며 “도쿄 패럴림픽에선 첫 판을 지고 패자부활전으로 향했기 때문에 압박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겨서 메달 색깔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준결승에선 2위 누르란 돔바예프를 17-1로 가볍게 눌렀다. 상대 다리를 맞춰 1점 페널티를 받은 뒤 오른발로 몸통을 정확히 때려내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양발 연속 발차기와 빈틈을 노린 공격으로 격차를 벌리면서 상대의 전의를 상실시켰다.
김예선 태권도 대표팀 감독은 “기량은 원래 뛰어난 선수라 대화를 통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종주국에서 첫 금메달을 따내 의미가 더 깊다. 주정훈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우승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